미 민주 아이오와경선 후폭풍…샌더스 셀프 승리선언 '자중지란'

입력 2020-02-07 07:42   수정 2020-02-07 14:49

미 민주 아이오와경선 후폭풍…샌더스 셀프 승리선언 '자중지란'
NYT "100곳 이상 선거구 개표 문제점 발견…자료 부정확·누락에 계산 잘못"
당은 아이오와에 결과 재확인 주문…신뢰성 타격 속 주자간 신경전도 고조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개표 지연을 넘어 집계 자체의 부정확성 논란에 휩싸이며 신뢰성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일부 대선 주자는 개표 결과에 의문을 표시하며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는 등 민주당 경선이 출발부터 파열음을 내며 자중지란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아이오와 민주당이 발표한 개표 결과가 부정확성과 다른 흠결로 인해 벌집을 쑤신 상태처럼 돼 버렸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아이오와 경선을 했지만 집계 과정의 기술적 오류를 이유로 이튿날 오후에야 중간 개표 상황을 처음 발표했고 아직 최종 결과를 공표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NYT 보도대로라면 아이오와 경선의 문제점은 단순히 개표가 지연된 수준이 아니라 득표율 집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코커스가 치러진 아이오와주 기초선거구 중 100곳 이상에서 부정확한 자료를 제출하거나 자료 자체가 누락되는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투표 집계가 맞지 않는 경우나 후보별 대의원 수를 잘못 배정한 사례가 생기는가 하면, 아이오와 민주당이 제시한 결과가 기초선거구에서 보고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 일까지 생겼다고 NYT는 전했다.
구체적으로 2차 투표 결과가 최종 결과에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10건 이상 있었고, 최종 투표자 수가 1차 투표자보다 많은 경우도 최소 70곳의 선거구에서 발견됐다.
코커스는 1차 투표 시 15% 미만 지지를 받은 후보에게 표를 던진 당원들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해 타 후보를 지지토록 한 뒤 최종 결과를 산출하는 방식이어서 최종 투표자 수가 1차 투표자보다 많을 수 없지만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기초선거구별로 할당된 대의원을 주자들에게 잘못 배정하는 사례도 15건 이상 발생해 최고 득표자가 가장 많은 대의원을 할당받지 못한 일도 생겼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아이오와 이외 지역에서 개최된 '위성 코커스'의 대의원 할당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97% 개표 상황을 보면 부티지지 전 시장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불과 0.1%포인트로 앞서고 있어 이런 논란은 개표 신뢰성은 물론 결과 승복에서도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실제로 부티지지와 샌더스가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빚어졌다.
샌더스는 1차 투표만 보면 자신이 부티지지를 6천표 가까이 앞섰다면서 아이오와 민주당의 대응이 불공정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6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더 지지했다면 우리는 이를 승리라고 부른다"며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우리에게 아주 강한 승리를 안겨준 아이오와 유권자에게 감사하는 것"이라고 승리를 선언했다.
부티지지는 경선 당일인 3일 밤 개표 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지지자들과 만나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해 다른 주자의 반발을 샀다.
부티지지는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샌더스가 분열적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너무나 흡사해 본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톰 페레즈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이날 트윗을 통해 "이제 더는 안 된다"며 아이오와 민주당에 집계 결과 재확인(recavass) 시작을 요청했다.
아이오와 민주당 의장인 트로이 프라이스는 "대선 캠프가 재조사를 요구한다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재확인 요청 소식을 전하면서 "아이오와의 명성에 또다른 타격을 주면서 이미 지연된 코커스 투표 집계 과정을 더 늦추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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