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작년 산불로 서울 15.5배 태우고 6조원 상당 손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산불에 대한 영구적인 해결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는 이날 산불 관련 장관·기관장 회의에서 "산불의 99%가 인간에 의해 발생했다고 보고받았다. 경제적 동기에 의한 산불과 관련해 보다 영구적 해결책을 찾아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호주 산불을 사례로 들며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를 우리 모두 느낀다. 폭염 때문에 산불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임학과를 졸업한 후 한 때 목재상을 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산림부와 환경부를 합쳐 산림환경부로 만들고, 산림 보존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앞서 세계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산불 피해 면적을 94만2천 헥타르(9천420㎢)로 집계했다. 이는 서울 면적(605㎢)의 15.5배나 된다.
세계은행은 "인도네시아의 산불과 산불 연기로 발생한 직접 피해 금액은 1억5천700만 달러(1천876억원)이고, 경제활동에 미친 손실금액은 50억 달러(5조9천735억원)로 추산된다"며 최소 52억 달러(6조2천억원) 상당 경제적 손실이 났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건기가 되면 수익성이 높은 팜나무, 펄프용 나무 등을 심으려고 천연림에 산불을 내는 일이 반복된다.
특히 식물 잔해가 퇴적된 이탄지(泥炭地)에 불이 붙으면 유기물이 타면서 몇 달씩 연기를 뿜는다. 작년 산불 피해 면적의 44%가 이탄지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에서 불법으로 땅을 개간하다 적발되면 15년 이하 징역형과 벌금형의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제대로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이 환경운동가들의 불만이다.
작년에는 엘니뇨(적도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으로 인도네시아의 건기가 예년보다 길어지면서 산불 피해가 컸다. 인도네시아 기상청은 올해는 엘니뇨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수마트라섬의 리아우·잠비·북수마트라·남수마트라주의 지상 순찰 횟수를 늘리라고 지시했다.
올해 수마트라섬 리아우주와 아체주의 건기는 빠르면 이달부터 시작할 수 있고, 수마트라섬 나머지 지역과 보르네오섬(칼리만탄)의 건기는 5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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