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경선 공정성 논란 지속…뉴햄프셔에도 '먹구름'

입력 2020-02-08 02:38  

아이오와 경선 공정성 논란 지속…뉴햄프셔에도 '먹구름'
부티지지·샌더스 아이오와 승리 동시 주장…AP통신, 승자선언 보류
샌더스측 "뉴햄프셔 경선 타격 받았다"…부티지지·바이든 성적표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지난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후폭풍이 11일 예정된 2차 경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아이오와 경선이 단순 개표 지연을 넘어 정확성 논란까지 불거지자 당내 갈등과 반목이 터져 나오며 뉴햄프셔 경선이 제대로 치러질지, 또다른 논란을 가져오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뉴햄프셔 경선을 4일 남겨둔 7일 민주당은 아이오와 경선 후유증이 잦아들기는커녕, 더욱 악화하는 형국이다.
당초 기술적 문제로 인해 집계가 늦어졌다고 밝혔지만 이후 코커스 결과 집계 과정에서 수치 오류 등 심각한 의문이 불거지자 결과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아이오와 민주당이 사흘만인 6일 내놓은 개표 결과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을 불과 0.1%포인트 차로 앞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개표결과에 대한 불신과 맞물려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당장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아이오와 민주당에 재조사를 주문했지만 아이오와 민주당은 대선 주자측의 요구가 있다면 재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샌더스 의원의 반발이 특히 거세다. 샌더스 진영에서는 경선 관리의 공동 책임을 진 톰 페레즈 DNC 의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또 샌더스는 대의원 배분 득표율이 아닌 단순 투표자 수에서 부티지지를 앞섰다며 자신이 아이오와 선거의 승자라고 주장하는 등 두 후보가 모두 승리를 주장하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AP통신은 "아슬아슬한 차이와 코커스 절차의 부조리 때문에 현재로선 승자를 결정할 수 없다"며 승자 선언을 보류해 버렸다.
이런 상황은 뉴햄프셔 경선이 제대로 치러질지 의문으로 이어진다.
샌더스 진영은 부티지지가 지난 4일 중간 개표 결과에서 1위로 발표되는 바람에 부티지지 주목도가 올라가 선거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보스턴글로브 등이 실시해 6일 내놓은 뉴햄프셔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티지지 지지율은 하루 만에 4%포인트 상승한 23%를 기록, 24%의 샌더스와 오차범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더스의 바로 옆 지역구인 뉴햄프셔는 샌더스 텃밭으로 인식되며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격차로 1위에 오른 결과가 많았음을 고려하면 맹추격전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이오와와 함께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경선 초반전 분위기를 좌우할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적 기치를 내건 샌더스와 달리 중도적 유권자의 표심 공략에 주력하는 부티지지가 선전한다면 그간 중도의 대표 얼굴로 알려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체할 인물로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샌더스로서는 뉴햄프셔 승리가 필수적이다. 다만 아이오와 경선의 불공정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샌더스는 당초 목표인 큰 격차의 1위에 오르지 못한다면 또다시 경선 신뢰성을 문제 삼을 수 있다.
아이오와 경선에서 4위로 주저앉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지만 뉴햄프셔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탓이다.
바이든의 측근들은 바이든이 3위만 하더라도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하며 기대치를 낮추려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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