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 반발 예상…"국방 협력 파트너라는 사실 간과" 지적도 나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군부가 아마존 열대우림을 국제사회의 관리 아래 둬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 프랑스를 전략적 위협의 하나로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브라질 국방부가 작성한 '국방 시나리오 2040' 초안을 인용, 이른바 '아마존 국제화'를 주장한 프랑스를 향후 20년 동안 브라질의 전략적 위협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방 시나리오 2040' 초안은 국방부가 지난해 하반기 11차례 회의를 통해 500명을 면접한 결과를 취합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 초안을 바탕으로 '국가 국방전략'을 작성해 오는 6월까지 의회에 제출하게 된다.
'국가 국방전략'이 공식적으로 제출되면 프랑스 정부의 반박이 예상된다.
특히 프랑스가 브라질의 가장 중요한 국방 협력 파트너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브라질과 프랑스는 지난 2008년 말 국방 분야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주로 브라질의 군사력 강화를 위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브라질 군부가 프랑스를 위협 요인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난해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사태를 둘러싸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에 벌어진 공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브라질의 주권을 인정하지만, 프랑스도 아마존의 일부"라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국제사회가 공동 관리하자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 등 남미 8개국과 프랑스령 기아나에 걸쳐 있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을 인류의 자산으로 간주하는 시각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아마존은 브라질의 주권이 미치는 신성한 땅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브라질의 주권을 인정하더라도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는 것은 정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76%가 아마존에 대해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부당하다고 보는 답변은 21%에 그쳤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18년 8월부터 2019년 7월 사이 12개월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9천762㎢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전 기간(2017년 8월∼2018년 7월)의 7천536㎢보다 29.5% 늘었고, 파괴 면적은 2008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였다.
INPE는 또 지난 한 해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산불이 8만9천178건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8년의 6만8천345건보다 30%가량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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