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외 '제3국방문력' 의료기관 제공…방역 '사각지대' 해소기대

입력 2020-02-09 19:56  

중국외 '제3국방문력' 의료기관 제공…방역 '사각지대' 해소기대
신종코로나 발생국 방문력 확인가능…전문가들 "다소 늦었다" 아쉬움 피력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가 중국 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국가에 대한 여행 이력도 의료기관에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그간 지적된 방역 '사각지대'가 해소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병원과 약국의 수진자자격조회시스템, 해외여행이력정보시스템(ITS),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에 중국 외 신종코로나 발생국 여행이력 정보가 제공된다.
여행이력이 제공되는 국가는 11일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13일 일본과 홍콩, 17일 대만, 말레이시아, 마카오 등으로 확대된다.
중국 외 지역의 신종코로나 유입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까지 국내에서 확진된 신종코로나 환자 27명 중에서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건 13명뿐이다. 국내에 머물다가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가 9명이다.
그 외에는 태국과 싱가포르 방문자가 각각 2명이고, 일본 방문자가 1명이다. 특히 이들은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방역망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현재 병원에서 환자 진찰 시 DUR, ITS를 이용하면 환자의 중국 방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외 일본이나 태국, 싱가포르 방문자에 대해서는 '신종코로나 감염증 발생지역 입국자'라는 사실이 안내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조치에 따라 앞으로는 병원에서 중국이 아닌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방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중국에서는 3만7천198명(사망 811명)의 신종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40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다. 이어 태국 32명, 홍콩 26명(사망 1명), 일본 26명, 대만 18명, 말레이시아 16명, 베트남 13명 등이다.
그러나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다소 늦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 외 해외여행 이력을) 모르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면서도 "사례정의를 확대하면서 같이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여행력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은) 중국 우한에서 직항편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고 선제적으로 해야 했다"며 "(대처가) 이르면 더 좋았을 텐데 뒤따라가는 식의 방역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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