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이스라엘의 '속도전' 경고…"트럼프 중동평화구상 위험해질수 있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농산물 수출 차단하며 압박 강화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駐)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에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합병 절차를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프리드먼 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 비전은 3년 넘게 대통령과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고위 간부들이 협의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언급한 것처럼 (중동평화) 구상이 제시한 영토에 이스라엘 법을 적용하는 것은 이스라엘-미국 공동위원회의 '매핑 프로세스'(mapping process·지도화 과정) 완성에 따라야 한다"며 "위원회의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어떤 일방적인 행동도 구상과 미국인의 인정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8일 요르단강 서안의 한 정착촌에서 총선에 대비한 선거 운동을 하다가 "우리는 이미 트럼프의 구상에 따라 지역을 이스라엘로 합병하기 위한 매핑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먼 대사의 트위터 글은 네타냐후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의 합병을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할 개연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프리드먼 대사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프리드먼 대사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한 직후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을 언제든지 합병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정착촌 합병 문제에서 '속도조절'을 강조하기는 처음이 아니다.
중동평화구상을 주도한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3월 총선까지 기다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이달 4일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총선을 치른 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오는 3월 2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 120명을 선출하기 위한 총선이 실시되며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부분 이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을 불법으로 간주한다.
요르단강 서안을 둘러싼 미국의 신중한 기류는 중동평화구상이 국제적 호응을 얻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평화구상에는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고 팔레스타인이 예루살렘 동쪽의 변두리를 수도로 국가를 건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에 편향된 구상이라며 반발했고 아랍권 국가들의 모임인 아랍연맹(AL)도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가 충족되지 못한다며 거부했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충돌이 잇따르면서 요르단강 서안의 긴장이 잔뜩 고조됐다.
지난 6일에는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에서 19세 청년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3명이 이스라엘 군인이나 경찰의 발포로 숨졌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진압할 병력을 늘렸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농산물 수출을 차단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경제적 압박도 강화했다.
이스라엘군은 9일 팔레스타인인들의 농산물 수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동안 요르단을 통해 올리브 기름과 채소 등을 외국에 수출해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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