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서 독립선언 이후 첫 거액 수입…내달 아들 데리고 왕실행사 참석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영국 해리왕자 부부가 미국 투자은행 행사에서 한 번 연설하는 것으로 자그마치 100만달러(약 11억9천만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타임스 일요판은 9일(현지시간)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왕실서 독립 선언을 한 이후 미국 플로리다에서 첫 번째 공식 석상에 등장한 대가로 이 같은 거액의 수입을 챙겼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주 미국 최대 은행그룹의 일부인 투자은행 JP모건이 후원한 투자 정상회의에 동반 참석했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해리 왕자는 425명의 은행가, 유명인사로 이뤄진 청중에 자신이 어머니인 고(故) 다이애나비의 죽음을 과거에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왕실 일원의 역할을 포기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풀어놓았다. 마클 왕자비도 남편에 대한 그녀의 사랑에 대해 언급했다.
서식스 공작(해리 왕자의 공식 직함) 내외가 출연료를 얼마나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캐나다로 거처를 옮긴 후 첫 동반 공개행사를 통해 받은 액수는 100만달러(76만파운드)에 달한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 부부의 출연료는 다른 영국 전직 장관이나 총리보다 10배 안팎으로 더 많다.
JP모건 행사에 참석한 대가로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은 8만1천174파운드(약1억2천400만원),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7만5천500파운드(약1억1천600만원)를 각각 받았다.
해리 왕자 부부는 지난달 왕실 가족 일원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재정적 독립을 하려고 한다고 깜짝 선언을 한 바 있다.
이에 왕실이 올해 봄부터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한 각종 재정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자, 두 사람이 향후 생활비 등 각종 경비를 어떻게 마련할지를 두고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손자 내외인 해리 왕자 부부에게 오는 3월 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리는 커먼웰스(옛 영국 식민지 연방) 의식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해리왕자 부부는 10개월 된 아들 아치와 함께 왕실의 공개 행사에 참석해 왕족으로서의 마지막 임무를 수행한 후 캐나다의 새 보금자리로 돌아갈 예정이다.
손자 부부의 깜짝 독립 선언 이후에도 매우 느긋한 상태로, 별다른 동요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엘리자베스 여왕은 친구들에게 "만약 그것이 그들이 원하는 바이고 그들이 가기를 원하면, 우리는 그들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해리 왕자 부부의 금전적 문제 정리 등을 놓고 현재 왕실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부부가 서식스 공작이라는 왕실 브랜드를 상업적 프로젝트에 쓰도록 허용할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왕실 보좌관들은 부부가 왕실 브랜드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으로 비칠까 봐 우려하고 있다.
TV 법정드라마 '슈츠'(Suits)로 스타가 된 배우 출신의 마클 왕자비가 자신이 경력을 쌓은 북미로 돌아가자 할리우드에서는 그녀가 연기 생활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으로 유명한 폴 페이그 감독은 지난주 한 시상식에 참석해 마클 왕자비를 캐스팅하고 싶지만 마클 왕자비가 불편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유명 인사라는 덕분에 (영화계의) 문 안에 들어올 수 있지만 일단 들어오고 나면 그들은 당신에게 엄격하게 굴고 당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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