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참패' 질문에 발끈한 바이든, 여대생에 "개의 얼굴"

입력 2020-02-10 10:08  

'아이오와 참패' 질문에 발끈한 바이든, 여대생에 "개의 얼굴"
"코커스에 가봤다고? 당신은 거짓말하는 개의 얼굴을 한 조랑말 병정"
"존 웨인 주연 서부극 대사 인용" 주장…"존 웨인 영화에 그런 대사 있나?" 의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77세의 유력 대권 주자가 유세 현장에서 21세의 여대생에게 "개의 얼굴을 한 조랑말 병정"(dog-faced pony soldier)이라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뛰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9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햄프턴에서 열린 유세에서 자신이 참패한 아이오와 코커스 관련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해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유세 현장에서 조지아주 머서대학교에 재학 중인 21세의 매디슨 무어는 바이든에게 "아이오와의 결과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왜 유권자들은 당신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믿어야 하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바이든은 "아이오와 코커스라. 코커스에 가본 적이라도 있나"라고 되물었다.
무어가 "그렇다"고 답하자 바이든은 "아니, 당신은 가보지 않았다"면서 "당신은 거짓말을 하는 개의 얼굴을 한 조랑말 병정(a lying dog-faced pony soldier)이다"고 말했다.
바이든이 지난 3일 열린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충격의 4위'를 기록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반응한 것이다.
그렇다면 '개의 얼굴을 한 조랑말 병정'은 무슨 뜻일까.
논란이 되자 바이든 측은 해당 인용구가 미 서부극의 아이콘 존 웨인의 영화에 등장했으며, 극중 인디언 추장이 웨인에게 하는 대사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앞서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이디 하이트캠프(현 상원의원)의 선거유세에서도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존 웨인 영화의 대사를 즐겨 인용하는 내 남동생에 따르면, 인디언 추장이 존 웨인을 향해 '이건 거짓말이야. 개의 얼굴을 한 조랑말 병정아'(This is a lying, dog-faced pony soldier)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당시에는 하이트캠프의 상대 후보를 겨냥해 그 같은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젊은 여대생에게 이 같은 말을 한 것이 알려지자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슬레이트닷컴은 "바이든의 발언에 대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어린 여대생에게 개의 얼굴이라고 말했나'는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그에 뒤이어 '존 웨인에게 그처럼 말하는 대사가 나오는 영화가 있기는 한가?'라는 질문이 뒤따른다"고 보도했다.
슬레이트닷컴은 존 웨인이 50년간 18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사실을 전하면서 바이든의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슬레이트닷컴은 "바이든이 다른 영화를 착각하는 것 같다"며 "1952년 타이론 파워 주연의 '포니 솔져'(Pony Soldier)를 혼동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영화 제목 '포니 솔져'는 극중 캐나다 왕립 기마 경찰(Royal Canadian Mounted Police)의 원주민 대원의 별명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도 바이든이 인용한 대사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포니 솔져는 딸랑거리는 뱀의 혀로 말한다"는 대사가 있다. 이 영화에 존 웨인은 출연하지 않는다.
무어는 WP에 "그가 (아이오와 결과에 대해) 한방 맞았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읽었다"면서 "그를 계속 다치게 하려는 것도, 모욕을 주려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답변에 다소 충격을 받았다는 그는 "바이든은 상원 탄핵심판에 앉아있지 않았고 그래서 아이오와(유세)를 독점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 그가 어떻게 다른 후보들을 뛰어넘을 수 없었는가"라고 지적했다.
슬레이트닷컴은 오래된 서부극에 대한 바이든의 부정확한 기억이 영화가 개봉한 지 7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한 여대생 앞에서 왜 다시 끄집어져 나왔는지는 알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반절만 기억하는 오래된 서부영화들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머릿속에 간직한 사람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고 싶어하는 민주당원들에게는 오로지 한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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