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에 이어 방송사까지…필리핀 두테르테 비판언론 탄압 논란

입력 2020-02-10 18:37  

일간지에 이어 방송사까지…필리핀 두테르테 비판언론 탄압 논란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비판적인 현지 최대 방송사의 사업권 취소를 추진해 언론 탄압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호세 칼리다 필리핀 법무차관은 10일 대법원에 다음 달 30일까지 허가된 ABS-CBN 방송사와 자회사의 사업권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칼리다 차관은 성명에서 "ABS-CBN이 외국인 투자를 받아 언론사의 외국인 소유를 금지하는 헌법을 위반했다"면서 "정치적인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동안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와 함께 자신의 마약 소탕 방식에 문제 삼은 ABS-CBN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며 사업권을 연장해주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지난해 12월 연설에서는 "ABS-CBN 계약이 끝날 예정"이라며 "나 같으면 팔아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에 앞서 2018년 외국인 투자를 이유로 래플러의 등록을 취소했고, 래플러 측이 즉각 이의를 제기해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노노이 에스피나 필리핀 언론인연맹 회장은 "두테르테 행정부가 ABS-CBN을 문 닫게 하려고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면서 "이처럼 큰 언론사의 문을 닫으면 입맛에 맞지 않는 다른 언론사를 폐쇄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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