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 마신뒤 낸 소송서 대통령 증인 요청…"트럼프 개입의향 내비쳐왔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아마존이 미국 국방부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수주 실패와 관련해 연방법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증인으로 세워달라고 요청했다고 CNN·CN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로 여기며 공격하곤 했던 아마존과 그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붙이는 모양새다.
이날 공개된 법원 서류에 따르면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법원에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증인으로 세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증언을 통해 '합동 방어인프라 사업'(JEDI·제다이)의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사적 대화나 지시, 또는 아마존에 해를 끼치려는 시도 등 수주 절차에 대한 그의 개입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CNN은 증인 출석 요청에 대한 결정이 몇 주 안에 내려질 것이라며 "계약 관련 소송에서 현직 미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다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100억달러(약 11조9천억원) 규모로 알려진 JEDI 사업자 선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에 고배를 마신 뒤 작년 11월 미 연방청구법원(CFC)에 국방부를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냈다.
클라우드 업계 1위인 아마존은 당초 이 사업의 유력한 수주 후보로 꼽혀왔으나 작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자 선정 재검토를 지시한 뒤 기류가 바뀌었고 끝내 탈락했다.
AWS는 소송을 내며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이 JEDI 사업자 선정의 근본적 결함이며 이로 인해 국방부가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으며 공정하고 동등한 방법으로" 적정 사업자를 판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WS는 특히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JEDI 계약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알지도 모른다며 그도 증인으로 요청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작년 9월 발간된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아마존을 등쳐라"라고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마존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대통령 겸 군 통수권자의 권한을 이용해 연방 조달사업을 포함한 정부 기능에 개입할 의향이 있음을 수차례 내비쳐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조달 절차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히 '아마존을 등쳐라'라는 대통령의 명령을 고려해 행정 기록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문제는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 예산을 자신의 사적·정치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사용해도 되느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백악관과 국방부는 논평을 거부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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