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이탈리아 정리 수순…저가항공사와의 출혈 경쟁에 추락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사인 에어 이탈리아(Air Italy)가 저가 항공사와의 출혈 경쟁 속에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최대 항공사인 알리탈리아가 경영난으로 수년째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상황에서 에어 이탈리아까지 정리 수순을 밟게 되면서 이탈리아의 여객 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ANSA·AP 통신 등에 따르면 에어 이탈리아는 11일(현지시간) 주주들이 추가 자금 투자를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회사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에어 이탈리아는 사르데냐에 기반을 둔 항공사인 알리사르다와 카타르항공이 각각 51%,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청산 결정은 최대 주주인 알리사르다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항공은 성명에서 "에어 이탈리아를 계속 지원하고자 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모든 주주의 헌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이번 결정에 알리사르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에어 이탈리아 주주의 일방적인 회사 청산 결정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파올라 데 미켈리 교통부 장관은 "정부는 (주주들로부터 회사 청산에 대한) 아무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다른 대안을 심각하게 검토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이번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1천200여명의 직원을 둔 에어 이탈리아는 2005년 설립 이래 국내와 유럽, 미주 등을 중심으로 30개의 노선을 운영해왔다.
이 회사는 이달 25일 이전에 탑승하는 예약 고객은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게 하고, 그 이후 탑승 고객에 대해선 타항공사로 재예약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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