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일 트럼프 첫 인도 방문…미니 무역협정 체결·무기 수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오는 24∼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무역·군사 분야 협력을 대폭 강화한다.
12일 인도 매체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기간 '미니 무역 협정' 체결과 함께 대규모 무기 수입을 통한 국방 협력을 추진한다.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인도와 미국이 소규모 무역 협정을 마무리 짓고 있으며, 결과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기간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인도는 2018∼2019 인도 회계연도(매년 4월 시작)에 미국과 무역에서 169억달러(약 20조원)의 흑자를 올렸다. 인도는 이 기간에 524억달러(약 62조원)어치의 상품을 수출했고, 355억달러(약 42조원)를 수입했다.
현재 인도는 철강 수입 관세 축소와 농산물, 자동차 부품 등의 미국 시장 진출 확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도는 미국에 개발도상국 일반특혜관세제도(GSP)의 부활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인도는 2017년 기준으로 미국에 56억달러(약 6조6천억원) 규모를 무관세로 수출해 GSP의 가장 큰 수혜국으로 꼽혀왔지만,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를 중단했다.
이에 인도는 아몬드, 사과, 호두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관세 인상 보복 조치를 하는 등 양측은 갈등을 빚어왔다.
반면 미국의 경우 인도와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관심이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농산물, 의료기기 등에 대한 인도의 무역 장벽을 낮추라고 압박 중이다.
양국은 에너지 분야 협력도 추진 중이다.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인도는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대량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힌두스탄타임스는 전했다.
인도 최대의 LNG 수입 회사인 페트로네트 LNG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기간에 25억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수입 계약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현지 매체는 내다봤다.
아울러 페트로네트는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진행되는 드리프트우드 LNG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도는 이와 함께 대규모 무기 수입도 검토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24대의 미국산 첨단 해상작전 헬기 MH-60R 시호크를 록히드마틴사로부터 구매하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매 규모는 26억 달러(약 3조700억원)에 달한다. 인도는 2018년부터 이 헬기를 수입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벌여왔다.
또 인도는 미국으로부터 18억7천만달러(약 2조2천억원)에 달하는 통합방공망시스템(IADWS) 구매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인도 정부는 자국에 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국무부는 최근 이를 승인했다.
인도가 미국산 군사 장비 수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향후 혹시 생길지 모를 대미 관계 불협화음을 막기 위한 작업으로도 분석된다.
인도는 현재 미국의 우려 속에서도 러시아산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인 S-400 '트리움프'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양국의 이런 무역·군사 밀월 강화는 중국의 팽창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은 현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같은 경제협력과 군사력 확대를 통해 파키스탄, 동남아, 인도양 등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아시아·태평양'의 호칭을 '인도·태평양'으로 개정, 인도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중국의 역내 경쟁력 확대를 견제해왔다.
특히 인도는 '앞마당' 인도양뿐만 아니라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 카슈미르 인근 라다크 등의 분쟁지에서도 중국과 신경전을 펼치는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인도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2일 모디 총리가 텍사스 휴스턴에서 연 인도계 이민자 집회에 참석, '브로맨스'를 과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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