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지지율 15%' 문턱 못 넘었지만 뉴햄프셔에서 대의원 다수 확보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두 번째 대선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일약 3위로 급부상했다.
중북부 지역 미네소타를 지역구로 둔 중도 성향의 여성 후보인 클로버샤 의원은 다크호스로 주목받아왔다.
뉴욕타임스(NYT)도 그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첫 경선인 지난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5위였지만 이번에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워런 의원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톱3'에 진입했다.
클로버샤의 선전에는 몇몇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우선 뉴햄프셔의 중도 성향 인구 비중 증가가 도움이 됐다.
CNN에 따르면 출구조사 결과 자신이 매우 진보주의적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5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26%와 비교해 줄어든 수치다.
반면 온건 중도 성향의 유권자는 2016년 27%였지만 이번에는 3분의 1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CNN은 전했다.
중도층 증가는 강성 진보 성향인 샌더스에 비해 중도 성향인 피트 부티지지나 클로버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CNN은 클로버샤와 부티지지가 중도 성향 민주당원 사이에서 우위를 보였다고 전했다.
또 클로버샤는 백인 고학력 여성의 지지를 상대적으로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클로버샤는 대학교육을 받은 백인 여성 가운데 3분의 1의 지지를 받았다. 샌더스는 대학 학사 학위가 없는 백인 남성 중 3분의 1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뉴햄프셔는 92∼93%의 인구가 백인인 지역이다.
아이오와 때와 달라진 대의원 배정 방식도 클로버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경선에서 대의원 1명 확보에 그친 그는 이번에 6명을 추가 확보했다.
아이오와에서는 '생존 가능성' 문턱인 '15% 룰'에 가로막혀 1차 투표 때 12.6%의 지지를 받는 선전을 펼쳤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5%에 미달한 후보는 탈락하고 이런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는 2차 투표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정 방식을 도입한 규정 때문이다.
2차 투표 결과 조 바이든과 클로버샤의 지지표 가운데 상당수가 빠져나갔고 클로버샤는 총투표수가 줄어드는 불이익을 감내해야 했다.
이번 프라이머리도 '15% 룰'이 있지만, 첫 경선과는 다소 다르다. 추가 투표는 없고 지지율 15%를 넘기면 대의원을 배정받는다. 클로버샤는 이번에는 15%를 훌쩍 넘겼다.
클로버샤의 선전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어지는 일부 경선은 상대적으로 백인 유권자가 적은 지역에서 열려 유색인종 지지율이 낮은 부티지지나 클로버샤에게는 부담스럽다.
CNN은 "다음 몇 번의 경선은 최소 40%의 유권자가 백인이 아닌 주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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