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부티지지 '양강' 구도 속 클로버샤 상승세 이어갈지 관심
'추락' 바이든·'지지부진' 워런 반전 계기 잡을까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초반 승부처로 꼽혔던 두 차례 대결이 끝나면서 이제 관심은 다음 지역인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향하고 있다.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이어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버디 샌더스 상원의원이 한 번씩 1위를 나눠 가졌다.
경선 전까지 유력 주자로 거론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4위, 5위를 기록하며 추락했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중위권을 맴돌았다. 중도성향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틈새를 비집고 뉴햄프셔에서 3위로 뛰어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다가오는 민주당 경선에서는 기존 판도가 유지될 것인지, 분명한 선두 주자가 자리잡을 것인지, 부진했던 주자가 재기할지 등이 관심사다. 22일에는 네바다 코커스가, 29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가 열린다.
이 두곳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 이어 2월에 경선을 치러 초반 판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데다 곧이어 3월 3일 14개주가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 결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두 곳은 이전 경선과는 선거 환경이 다르다는 점이 변수다.
우선 인구 분포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앞선 두 지역은 백인이 다수인 지역이다. 뉴햄프셔의 경우 백인 비율이 92∼93%에 이른다.
이에 따라 두 곳의 결과가 다인종 사회이자 도시와 농촌이 골고루 분포한 미국의 전반적 표심을 제대로 반영한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네바다는 주민 4분의 1 이상이 라티노(라틴 아메리카계 미국인)이며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흑인이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 인구통계적 측면에서 다양성을 갖춘 곳이다.
현재 대의원 확보 선두인 부티지지와 뉴햄프셔 돌풍의 주인공 클로버샤는 백인층 지지가 높지만 흑인 등 유색인종 지지율은 낮은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부티지지 등이 다양한 계층의 지지를 확보, 전국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과제다.
CNN은 "부티지지가 대선후보 지명으로 향하는 길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그의 앞에 놓여있다"며 이는 클로버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CNN은 부티지지가 라티노와 흑인을 대상으로도 경선에서 승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초반 두 경선에서 자신이 승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해왔다면서 그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전망했다.
최근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나선 샌더스가 계속 수위를 유지할지도 주목된다.
경선 지역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뉴햄프셔주는 샌더스의 지역구(버몬트) 옆이어서 '텃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서부 지역인 아이오와의 경우 바로 옆 미네소타 출신인 클로버샤나 중서부 쪽인 인디애나 출신 부티지지에게 긍정적 요소가 됐을 수 있다.
그러나 초반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54명)이 배정된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앞선 지역들과 지리상으로나 정서적으로 꽤 다르다.
바이든과 워런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연이어 참패를 당한 바이든은 앞선 두 경선에서는 자신을 지지하는 흑인 표심이 무시됐다며 전날 일찌감치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도착, 표밭 공략에 나섰다.
워런도 지지자들에게 경선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이제 막 시작됐다"고 강조해 설욕 의지를 불태웠다.
진보와 중도 진영의 대결 구도로 초반 경선이 진행된 가운데 향후 후보 간 합종연횡 여부나 혼전 지속 가능성, 이에 따른 후보 간 득실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선 결과와 별개로 중도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의 지지율 상승세도 주목된다.
초반 경선 4개 지역을 포기한 그는 하루에 14개 주에서 1천357명의 대의원을 뽑는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고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방송과 인터넷에서 광고를 쏟아내며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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