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이사국 찬성…용병 보낸 러시아, 자국병력 철수안에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2일(현지시간) 리비아 내전을 끝낼 55개 항의 로드맵을 승인했다고 AP, 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결의안은 리비아 내전의 휴전을 지속할 것을 지지하면서, 주변 당사국 모두가 유엔의 무기 금수 조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항구적 휴전 체제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병력의 분리, 신뢰 구축 수단 등이 포함돼 있다.
영국이 제출한 이번 결의안은 러시아만 제외하고 나머지 안보리 이사 14개국이 전원 찬성했다.
러시아는 리비아 내전에 자국 용병들이 개입한 상황을 의식한 듯 결의안에 나온 '모든 무장 용병들의 철수' 관련 규정을 '외국 테러리스트 전투원들'로 바꾸려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자 기권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결의안이 제대로 실행될지 심각한 의문이 들어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캐런 피어스 유엔 대표부 영국 대사는 "결의안은 실행 가능하다"고 반박하면서 "우리가 모두 그것의 실행을 보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주 리비아 휴전 합의가 위반되고 있다면서 전쟁 당사자에 대한 계속된 무기 조달과 격화되는 전투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안보리 결의안은 또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뤄진 리비아 내전 당사자간 휴전 회담을 환영하면서, 회담을 계속해 지체 없이 영구적 휴전안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월 19일 베를린에서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한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도 이번 결의안 채택과 관련, 9년간의 분쟁을 끝낼 '큰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마스 장관은 이번 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를 계기로 이전 베를린 국제회의에 참석한 12명 정도의 외무장관들과 오는 16일 따로 회동할 예정이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수도 트리폴리 등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 통합정부(GNA)와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 리비아국민군(LNA)으로 양분됐다.
양 측은 지난달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주재한 회의에 참석해 잠정적인 휴전에 동의했지만, 이후에도 교전이 종종 벌어지며 불안한 휴전 상태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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