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전투기 등을 동원해 이틀 연속 대만해협을 통과한 가운데 미군 특수작전기와 전략폭격기도 잇따라 주변해역을 비행하는 등 주변 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이 올들어 대만해협에서의 잇단 무력 시위를 통해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응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길이가 약 400㎞, 폭 150∼200㎞의 전략적 요충지다.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전날 대만 국방부는 미 공군 특수작전기 MC-130J 코만도2 한 대가 12일 오전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행했다고 밝혔다.
미군 특수작전기는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MC-130J 작전기는 지난해 8월 말과 9월 말, 11월 초에도 대만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대만 국방부는 이어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 두 대도 대만 동부의 공역에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행했다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대만군은 당시 모든 상황을 파악, 통제했으며, 특별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는 또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둥사군도(東沙群島·프라타스) 인근 해역을 항행한 미 함정이 이미 대만 남쪽 해역에 도착해 곧 대만 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공군은 지난 9일과 10일 이틀 연속 H-6K 전략 폭격기, 젠(殲)-11 전투기, KJ-500 조기경보기 등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해협을 건너 대만 인근 바다를 관통, 서태평양 지역을 오가는 비행 훈련을 실시했다.
대만 공군은 중국군의 군용기들이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넘어 대만 쪽으로 다가오자 즉각 F-16 전투기들을 발진해 대응 비행에 나섰다.
쑤쯔윈(蘇紫雲) 대만전략학회 연구원은 지난 9일과 10일 이틀 연속 중국전투기가 대만 주변을 비행한 것은 정례적 군사 훈련이 아닌 정치적 목적이 다분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풀이했다.
쑤 연구원은 그러면서 중국 군용기가 이륙한 동부전구(戰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심각해 내부의 따가운 시선을 외부로 돌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미군 군용기가 대만 서부인 대만해협과 동쪽 공역에 동시에 출현한 것은 매우 드물다면서 미국은 이를 통해 대만에 대한 지지를 신속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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