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서 '예방 효과' 주장 난무…마케팅 계정이 퍼뜨린 '가짜뉴스'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흡연이나 음주가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식의 잘못된 예방법이 널리 퍼지고 있다.
중국 보건 전문가들은 이런 잘못된 예방법은 신뢰할 근거가 전혀 없다고 조언했다.
14일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전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코로나19 확진자 중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월등히 적다'라는 글이 화제가 됐다.
이 글에는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의 연구팀이 확진 환자 1천99명을 분석한 논문을 근거로 흡연자의 감염률은 12.6%에 불과해 비흡연자(85.4%)보다 훨씬 낮다는 내용을 담겨 있다.
이 글은 게시한 지 두 시간 만에 조회 수가 10만이 넘어섰고, 실시간 동시 구독자 수가 3만을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북경청년보는 이 글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보도했다.
북경청년보가 관련 논문을 확인한 결과, 논문에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감염률에 대한 내용인 언급되지 않았고, 통계학적으로도 모집단이 너무 적어 의미 있는 수치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중난산 원사 연구팀은 흡연과 감염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은 해당 글을 게시한 아이디를 추적한 결과 담배 업계 마케팅 계정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중난산 원사 측은 "흡연자가 감염률이 낮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해 이후에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에서는 흡연 외에도 음주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글이 잇달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게시물들은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우한(武漢)에 파견된 의료진 중 음주를 즐기는 의료진이 감염률이 낮았다"며 "바이주(白酒)에 들어 있는 높은 도수의 알코올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은 "흡연과 음주가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가짜 뉴스"라며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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