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달] 코로나19는 사스와 '사촌'…"79.5% 유사"

입력 2020-02-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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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달] 코로나19는 사스와 '사촌'…"79.5% 유사"
"중증도는 메르스·사스보다 떨어져…증상 초기 전파 가능성, 빠른 전파 주의"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도 유입된 지 한 달이 돼 가지만 기세가 꺾일 조짐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29개국에서 6만7천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28명 나왔다. 확진자 대부분은 중국에서 나왔고 이 중 1천50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는 두 달 새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지만, 아직 바이러스의 정체는 상당 부분 베일에 싸여있다. 연구가 아주 초기 단계라 코로나19의 병원성과 감염력, 진화 과정 등 생물학적 정보는 제한적이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0일 트위터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우리는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인 '심각'의 전 단계인 '경계'로 높이고 검사기준을 확대하는 등 바이러스 지역 사회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는 이 바이러스가 2002~2003년 중국에서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전적으로 유사한, '사촌' 격인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정도다.
중국과학원, 우한 진인탄병원 연구진은 환자 5명의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의 염기서열을 분석, 사스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79.5% 유사하다는 결과를 얻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숙주 세포로 침투할 때 사스와 같은 수용체(ACE2)를 이용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바이러스는 생존에 유리하게 변이를 일으키는데 코로나19와 사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는 특히 이런 실력이 뛰어난 '변신의 귀재'다. 유전물질로 한가닥짜리 RNA(리보핵산)를 가지고 있는데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능력이 아주 탁월하고, 증식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할 수 있는 숙주의 범위도 넓다. 중국과학원, 우한 진인탄병원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96% 유사하다. 이는 신종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최근 중국 화난농업대 연구진은 '천산갑'이라는 동물이 박쥐에서 사람으로 바이러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천산갑은 멸종위기종이지만, 중국에서는 보양식 재료로 쓰기도 한다.
환자 수는 많지만 임상 연구 역시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달 중국 연구진이 환자 99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결과에서는 남성 환자가 여성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이 바이러스 감염에 성별 차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연구 대상이 제한적이라, 이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는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연구를 진행한 중국 진인탄병원 연구진 역시 "우리 연구에는 99명의 환자만 포함됐고 49명은 우한 수산물시장에서 일하거나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며 한계를 강조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더 포괄적인 지식을 얻으려면, 세계 각국 도시에 있는 다른 환자들을 포함한 더 큰 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환자가 28명 나왔지만 중증환자는 없는 상태다. 코로나19 환자 주치의 등 국내 감염병 전문가 모임인 중앙임상TF(태스크포스)는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의 중증도가 사스와 메르스보다 떨어진다'는 사실을 수차례 공개했다.
증상이 경미한 만큼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는 항바이러스제 투여 없이 본인의 면역력만으로 병을 이긴다. 다만 고령자, 중증인 경우에는 에이즈 치료제와 말라리아 약제로 치료를 진행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파력은 주의해야 할 점이다. 첫 환자에서 2차 감염 환자가 발생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바이러스가 빨리 확산하는데,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보다 이 시간이 짧다.
알레산드로 베스피그나니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5일 '사이언스'(Science) 뉴스에 "불행히도 이 바이러스는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한다. 더 많은 정보가 더 나은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정보 수집과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감염증 환자는 초기, 증상이 경미할 때 바이러스를 많이 배출한다"면서 "감염력이 높고 전염력도 상당히 높은 데다 중국에서 오는 사람 수가 여전히 상당해, 아직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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