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가 기후변화와 유사한 수준으로 커진 만큼 보험으로 감염병 리스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KIRI 리포트'에 게재된 '감염병 리스트 대비 보험상품 개발 필요'라는 보고서에서 감염병 발생 빈도와 감염병 위험에 대한 경제적 민감도가 증가했다며 이같이 제언했다.
감염병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감염병 확산에 따른 인적 손실과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 글로벌 공급망 실패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불안심리에 관광, 문화활동, 외식 등의 수요가 감소해 소비가 둔화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해 70만명 이상이 감염병으로 숨지고, 감염병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0.7%에 해당하는 5천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기후변화에 의한 손실 규모(세계 GDP의 0.2∼2%)와 유사한 수준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015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 비용을 모두 2천3천10억원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감염병 창궐이 반복되고 그로 인한 기업의 보장 공백이 커짐에 따라 감염병 리스크를 보험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액을 산출하기 어렵지만 최근 해외에서 국가 단위 방역수준, 인구밀도, 인구이동, 운송패턴 등과 같은 변수들을 이용해 감염병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과 영향도의 예측을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관광 또는 항공산업 등 감염병 민감 산업을 대상으로 지수형 보험(Parametric Insurance)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수형 보험은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와 같이 손실이 광범위하고 직·간접적이어서 그 규모를 측정하기 어려울 때 객관적인 지표를 정해 보험금을 주는 구조의 보험을 말한다.
이를 감염병에 적용하면 감염병으로 인해 실제로 발생한 손실금액이 아닌 일정 기간 감염자 수 등의 객관적 지표에 따라 보상 여부와 금액이 결정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과 보험업계가 기후 예측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기업의 손실을 보장하기 위해 날씨 민감 산업을 대상으로 날씨 변화에 따른 손실액을 보상하는 지수형 보험을 개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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