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해상 페트병에 16년 전 날짜 '인니어 편지'

입력 2020-02-15 14:27   수정 2020-02-15 19:58

캐나다 해상 페트병에 16년 전 날짜 '인니어 편지'
1만1천㎞ 흘러왔나…"편지 주인공 찾고 싶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캐나다 태평양 연안에서 페트병에 든 인도네시아어 편지가 16년 만에 발견됐다.



15일 밴쿠버커리어 등 캐나다 매체에 따르면 브리티시컬림비아대학교 학생 니키 사다트와 동료들은 작년 8월 퀸샬럿 제도 인근 해상에서 보트를 타고 해초를 수확하다가 페트병을 발견했다.
쓰레기인 줄 알고 건져 올린 페트병 속에는 빛바랜 편지가 들어 있었다.
배에 탄 누구도 내용을 해석할 수 없었지만 편지 마지막에 적힌 요리스 나이캄보(Yoris Naikambo)라는 이름과 2003년 11월이란 날짜는 알아볼 수 있었다.
사다트는 편지의 사진을 찍어 집으로 돌아왔고 방학이 끝난 뒤 대학교 친구들에게 보여줬다.
편지에 적힌 문자가 인도네시아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내용을 번역했다.




편지에는 "엄마, 최선의 충고임에도 엄마 말을 듣지 않은 저를 용서해주세요. 엄마, 당신의 일을 부끄러워한 저를 용서해주세요. 엄마는 나를 먹여 살리려고 모든 일을 했잖아요. 엄마는 고마운 줄 모르는, 이 오만한 아들에게 한 번도 불평한 적이 없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사다트는 "편지 내용을 알고 난 뒤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지 생각했다"며 "우리는 어릴 적에 이기적이었다가 어른이 되고 나서야 부모님이 얼마나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셨는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사다트는 인터넷에서 '요리스 나이캄보'라는 이름을 검색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며 현지 언론사에 편지의 주인공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밴쿠버의 인도네시아 문화단체 관계자는 편지를 읽어보고 "요리스는 남자 이름이고, 편지에서 엄마를 칭할 때 '이부'(ibu)가 아니라 '마마'(mama)라고 적은 것을 보면 기독교인일 것 같다"며 "해외에서 선원으로 일하며 편지를 페트병에 넣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의 카렌 코펠드 교수는 "인도네시아에서 바다에 던진 페트병이 조류에 떠밀려 캐나다 해상까지 운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캐나다 서해안까지는 약 1만1천㎞ 떨어져 있다.
사다트는 편지의 주인공을 꼭 찾고 싶다며 인도네시아 언론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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