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장관, 뮌헨안보회의 연설…북한·이란을 2순위 위협국가 분류
(뮌헨·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이광빈 특파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중국을 미국의 안보전략에서 최대 도전 국가라고 한 뒤 2순위로 북한과 이란을 분류하고 '불량국가'라고 지칭했다.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에스퍼 장관은 이날 연설을 통해 "미국의 국방전략보고서(NDS)는 러시아보다는 중국이 우리의 주요한 도전국으로 있는, 거대한 권력경쟁의 시대에 있다고 적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시에 NDS는 우리의 2순위가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불량정권이라고 인식한다"며 "마지막으로 폭력적 극단주의 단체들이 다가올 몇 년간 지속적인 위협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북한과 이란을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차순위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에스퍼 장관은 최근 연속적으로 이런 언급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한 대학 기조연설 때 NDS와 관련해 러시아와 중국을 다뤄야 할 첫 번째 대상으로 든 뒤 "두 번째로는 이란과 북한, 그리고 그와 같은 다른 나라 등 불량 국가들을 다뤄야 한다"고 언급했다.
작년 12월 미국외교협회(CFR)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도 북한과 이란의 위협을 거론하며 불량국가라고 지칭했다.
'불량국가'는 그동안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표현이기도 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8월 27일 "우리는 북한의 불량행동이 간과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언급하자 당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그들 스스로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이날 중국이 서구의 노하우를 훔치고 더 작은 국가들을 겁주며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잘못된 방향으로 더 빠르고 멀리 향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내부적으로 자유를 억압하고 해외에서 약탈적인 경제 관행을 보인다고 주장한 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공격적인 군사적 태세"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유럽과 나머지 국가들이 중국의 위협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을 포함한 기관들은 유럽을 포함해 그들의 국경 밖 전장에서 작전을 늘리고 있다"며 2049년까지 세계 최고의 군사력으로 아시아에서 군림하겠다는 중국의 목표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 정상 국가처럼 행동하기를 원한다"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과 행동의 변화를 요구했다.
다만 미국이 중국과 충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중국에 의약품들을 공급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에 앞서 연설한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중국의 경제 무기화를 언급하면서 "서구의 가치는 제국에 대한 중국의 열망보다 앞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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