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행위예술가 파블렌스키와 애인 드 타데오 구금
드 타데오, 문제의 영상 파리시장후보였던 그리보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측근인 유력 정치인이 성(性)적인 내용의 동영상이 유출돼 파리시장 선거전에서 낙마한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출신 행위예술가와 그의 애인이 프랑스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벤자맹 그리보(42) 전 정부대변인의 수사 의뢰를 접수한 파리 경찰은 15일(현지시간) 행위예술가 표트르 파블렌스키(35)와 그의 애인인 알렉상드라 드 다테오(29)를 체포해 16일 현재 구금상태로 조사 중이다.
파블렌스키는 최근 그리보와 관련이 있는 성적인 내용의 영상을 입수해 자신이 만든 한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한 뒤 "가족의 가치를 중시한다는 그리보의 위선을 규탄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영상은 파블렌스키가 애인 드 타데오로부터 받았고 드 타데오는 이 영상을 그리보로부터 여러 건의 메시지와 함께 직접 전송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news에 따르면 드 타데오는 변호사로, 수년 전 그리보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뒤 여러 건의 성 관련 영상을 전송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영상을 공개한 파블렌스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다가 2017년 러시아에서 프랑스로 망명한 행위예술가로, 그동안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자신의 성기를 바닥에 못 박는 퍼포먼스를 하는가 하면, 러시아의 반정부 페미니즘 록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을 지지하면서 자신의 입술을 실로 꿰매기도 했다.
프랑스로 망명한 뒤인 2017년 10월에는 프랑스 중앙은행인 방크드프랑스의 한 지점 건물에 방화해 징역 3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파티를 하다가 지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하기도 했다.
그가 문제의 영상을 올린 웹사이트는 정치인들의 위선을 폭로하겠다면서 직접 만든 것으로, 유력인사의 성생활과 관련된 폭로 영상을 제보받아 공개한다는 목표로 개설됐다.
현재 이 사이트는 프랑스 당국의 조치로 폐쇄됐다.
영상이 공개되고 SNS로 급속히 확산하자 그리보는 지난 14일 가족을 지키겠다면서 파리시장 후보를 전격 사퇴했다.
그리보는 파리시장 선거전에 뛰어들기 전에는 현 정부의 초대 대변인(장관급)으로 활동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여권 핵심 인물이다.
마크롱의 대선캠프에서 뛰었던 선거전략가들이 대거 그리보를 지원하기 위해 투입될 준비를 하던 시점에서 스캔들이 터지고 후보가 낙마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크게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당인 레퓌블리크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로서는 그리보를 대신해 파리시장 선거에 나설 후보를 구하는 작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프랑스 지방선거는 오는 3월 15일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득표자가 2차 투표에서 승부를 가리는 결선투표제로 치러진다.
현재로서는 현 시장인 안 이달고(사회당)가 재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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