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하는 사람으로부터 가족 가치 설교 안듣겠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동성 배우자를 둔 피트 부티지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극우 성향 라디오 진행자의 동성애 혐오 발언에 대해 "내 남편을 사랑한다"며 맞대응했다고 CNN방송과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티지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주 30년 이상 극우 성향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 러시 림보가 방송에서 "미국은 토론 무대에서 남편과 키스하는 동성애자 남성을 대통령으로 뽑을 준비가 안됐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림보는 부티지지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돼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을 때를 가정하며 "무대에서 남편에게 키스하는 동성애 남성 대 '진짜 남자'인 도널드 트럼프일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고도 말했다.
![](https://img.yna.co.kr/photo/ap/2020/02/12/PAP20200212126801848_P2.jpg)
부티지지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림보나 트럼프를 미국의 정치적 또는 정신적 지도자로 여기고 지지하는 사람 그 누구에게도 가족의 가치에 대한 설교를 듣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림보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신년 국정연설에 림보를 초청, 그에게 최고 시민에게 주는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부티지지는 CNN에도 출연해 "내 남편을 사랑하며 남편에게 항상 충실하다"면서 "무대에서 우리는 대개 (키스가 아니라)포옹만 한다. 그를 매우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http://img.yna.co.kr/photo/etc/up/2020/02/06/PUP20200206000401848_P2.jpg)
2015년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고 2018년 교사인 채스턴 글래즈먼과 결혼한 부티지지에 대한 보수 성향 인사들의 공격은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현재 TV와 라디오 논객으로 활약하는 세바스찬 고르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지난주 부티지지를 겨냥해 동성애 남성이 "우리에게 자궁 안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강연하다니 이상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부티지지는 그러나 자신의 성 정체성이 대선 가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폭스뉴스에서 "미국은 전진하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를 환영하는 소속감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공화당이 이런 류의 동성애 혐오 발언을 포용한다면 슬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티지지를 공격한 림보는 모두 4차례 결혼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