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에 서신 "현 경영진 지지"…3자 연합 "흔들림 없이 한진 정상화에 노력"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3자 연합의 한진칼[180640]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치훈 전 한국공항[005430] 상무가 한진칼 측에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3자 연합이 '참신하고 전문성 있는 경영인'이라며 제시한 이사 후보 중 한 명이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하며 이탈했다는 점에서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3자 연합에 적지 않은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전날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3자연합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상무는 "3자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진그룹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대화합 함으로써 한진그룹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힘써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3자 연합은 지난 13일 한진칼에 김신배(66)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4명(기타 비상무이사 1명 포함)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군을 제안했다.
이중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 전 상무의 경우 대한항공에서 임원을 한 경력도 없는 데다 조 전 부사장의 인맥이라는 점에서 조 전 부사장의 '대리인'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전 상무는 1982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런던공항지점장 등을 지냈다. 2006년 대한항공에서 상무보로 승진한 뒤 곧바로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겨 상무와 통제본부장을 지냈다.
한국공항은 항공운수 보조 사업을 하는 업체로, 김 전 상무는 이곳에서 램프 지상조업 등을 담당하다 2015년 1월(비상근 1년 포함) 퇴직했다.
김 전 상무가 3자 연합의 이사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대한항공 노조를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 노조와 대한항공 OB임원회 등의 비난이 잇따르자 개인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고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전 상무의 자진 사퇴에 대해 3자 연합 측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치훈 후보자가 오늘 새벽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3자 연합 측은 이어 "김 후보자에게 이사직을 요청하는 데 있어 3자 연합의 명분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고 본인이 동의한 바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상무가 한진칼에 보낸 서신에서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3자 연합은 "이사 후보 1명의 사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한진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지분이 엇비슷한 가운데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얻기 위한 여론전과 신경전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한진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거친 뒤 다음달 초 한진칼 이사회를 열어 3자 연합에 맞대응할 수 있는 이사 후보 명단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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