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경제적인 독립과 조기 은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를 꿈꾸는 '파이어족'(FIRE族)의 증가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골칫거리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이하 현시지간) 보도했다.
'파이어'는 현재 나이 24∼39세인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2010년대 들어 빠르게 확산한 일종의 생활 양식을 일컫는 신조어로, 파이어족은 조기에 은퇴하기 위해 일반인보다 저축을 크게 늘리고 소비는 줄이는 생활을 한다.
결국 파이어족의 확대는 미국 경제의 소비 감소를 초래하고 가뜩이나 낮은 물가상승률로 고민 중인 연준의 부담을 더 키운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산 운용사 '티 로 프라이스'의 자료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24∼39세) 근로자 중 65세 전에 은퇴를 기대하는 응답자 비율은 43%에 달했다. 그 전 세대인 X세대(40∼55세)의 35%보다 확실히 높은 수치다.
밀레니얼 세대의 저축도 늘고 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 결과 돈을 저축하는 밀레니얼 세대 중 10만 달러(약 1억2천만 원) 이상 모은 비율이 25%에 달했다. 2018년에는 16%였다.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밀레니얼 세대는 제대로 물가 폭등기를 경험한 적이 없다. 결국 물가 상승 기대 심리가 다른 어떤 세대보다 낮은 편이다.
또 이들은 사회보장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경고음을 듣고 자란 데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인 금융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젊은 층이 미래를 대비해 당장의 소비를 줄이는 게 연준에는 악몽이 된다고 NYT는 진단했다.
소비 감소로 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등 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이 개인 차원에서는 미덕이지만 경제 전체에는 문제를 초래하는 절약의 역설이 된다는 얘기다.
현재 물가 상승률은 1.6%로 미 연준의 물가 목표치(2.0%)를 밑돌고 있다. 연준이 2012년 물가 목표치를 도입한 이래 이를 달성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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