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비혼여성이 매춘부라고?" 막말 러시아 성직자 '뭇매'

입력 2020-02-18 14:54  

"동거 비혼여성이 매춘부라고?" 막말 러시아 성직자 '뭇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의 한 성직자가 결혼하지 않은 채 동거만 하는 비혼여성을 '무료 매춘부'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러시아 정교회 소속 블라디미르 스미르노프 신부로 지난주 신자들과 함께 한 행사에서 "여자들은 결혼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남성과 동거하는 비혼 여성들을 '무료 매춘부'에 비유했다고 러시아 국영 영문 보도채널 러시아투데이(RT) 등이 18일 보도했다.
그는 또 "여성들이 '관습법상의 혼인(비혼)'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단지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무도 아내로 여기지 않는다"며 비혼여성을 깎아내리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스미르노프 신부는 정교회 내 아동·어머니 권리를 위한 위원회를 이끌고 있다고 '모스코우 타임스' 등은 소개했다.
그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곳곳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가족·여성·아동위원회의 옥사나 푸슈키나 위원장은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불쾌함을 나타내며 그를 정교회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대표자'라고 비난했다.
에카테리나 라호바 여성연합 의장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그의 발언은) 끔찍하고 잘못됐다"며 "결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가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변호사는 여성을 모욕한 스미르노프 신부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사법기관에 제출하겠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거센 비판을 의식한 정교회의 대외관계 담당 일라리온 대주교는 "스미르노프 신부의 발언은 결혼과 가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에서 좋은 의도로 말한 것"이라면서도 "모욕을 느낀 수많은 여성에게는 사과한다"고 밝혔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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