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라임 임직원 펀드' 연루 라움·포트코리아 제재

입력 2020-02-19 06:06  

금감원 '라임 임직원 펀드' 연루 라움·포트코리아 제재
'OEM펀드' 규정 위반…'이종필 사단' 직무상 정보로 수백억 부당이득
금감원 2차례 배임 혐의 검찰 통보…라임 펀드 투자 종목 주가조작도 조사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라임자산운용 일부 임직원이 전용 펀드를 만들어 수백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과 관련해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인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해당 사건에 연루된 라임자산운용 임직원들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두 차례 통보했고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상장 종목들에 대해서는 시세조종(주가조작)이나 사기적 부당거래 등이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 등이 제기되자 지난해 8월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를 벌이며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도 함께 검사했다.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이들 운용사 간의 수상한 거래를 포착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일부 임직원이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에 소위 'OEM펀드' 설계를 요청했고 이들 운용사가 결국 요청을 수용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은행·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에서 명령·지시·요청 등을 받아 만든 펀드로 자본시장법상 금지돼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197210]에서 벌어진 800억원대 횡령 사건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지난해 11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해 버린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최고운영책임자(CIO) 겸 부사장이다.
또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에서 근무했던 임직원들도 연루돼있다. 이들은 현재 회사를 떠난 상태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이 전 부사장 등에 대해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이들은 업무 과정에서 특정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할 경우 큰 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들만 수익자로 된 전용 펀드를 만들었다.
이후 전용 펀드를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만들어준 OEM펀드에 가입시켰고 OEM펀드가 코스닥 상장사 CB를 저가에 사들여 결국 이 전 부사장 등의 자금으로 수백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이 전 부사장 등이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한 배임 혐의가 있다고 진단했고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OEM펀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금감원은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에 대해서는 향후 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전 부사장 등이 자신들만 수익자가 되는 펀드를 만들어 부당이득을 취해 배임 혐의가 있다고 봤고 지난해 9월 검찰에 한차례 통보하고 이후 추가로 숨겨진 것이 파악돼 다시 한번 더 통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그동안 라임자산운용과 성장 궤도 측면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여왔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설정액이 2017년 말 1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4천억원으로 증가한 동안 라움자산운용 설정액은 7억원에서 5천160억원으로 급증했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 설정액은 2018년 1월 말 273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3천337억원으로 늘었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상장 종목들에 대해서는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점검 중이다.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자금으로 상장사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하는 식으로 자금 지원을 하면서 주가조작 등을 공모했는지도 살펴보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내부문건이 있고 무자본 인수합병(M&A) 관련자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살펴보고 있다"며 "실제 불공정거래가 있다, 없다를 말할 상황은 아직 아니지만 계속 점검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점검을 통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혐의점이 발견되면 곧바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사에 한계가 있을 경우 검찰과 협조할 방침이다.
k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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