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오는 21일(현지시간) 이란 의회(마즐레스) 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이란 지도부가 총선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나섰다.
이란 지도부는 이번 총선이 미국이 제재를 복원한 뒤 처음 열리는 전국 단위 정치행사인 만큼 참정권을 행사해 이란을 좌절케 하려는 서방의 심리전이 실패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투표장으로 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란의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서방 주류 언론이 미국의 제재로 경제난이 심화하고 체제에 대한 불신이 커진 이란 국민이 정치에 냉소적이고 무관심해졌다는 점을 집중해서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18일 "다가오는 총선은 미국이 우리를 압박하고 이란 국민과 정부를 이간질하려는 중요한 시점에 치러진다"라며 "높은 투표율로 그들의 사악한 저의를 물리쳐야 한다"라고 연설했다.
이어 "선거 참여는 미국과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교묘한 속임수와 기만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 돼야 한다"라며 "적들은 이란에 대한 모든 압박과 적대적 시도가 이란 국민에게 통한다는 걸 보고 싶어 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거 참여는 서방의 적대적 여론전에 맞서 이슬람 신정일치 체제에 대한 지지를 대외에 과시하는 '종교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16일 연 기자회견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열정적인 유권자의 최고 투표율만이 미국을 불행하도록 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4년 전 총선 투표율은 62%였다.
이번 이란 총선에 대해 서방 주류 언론은 우호적이지 않은 부분에 집중해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프랑스 AFP통신은 19일 파리발 기사를 통해 "이란 국내외에 있는 반체제 인사들이 총선 불참을 촉구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이란의 총선이 절대 민주적이지 않고 이란 지배층만 강화해주는 데 이바지한다고 주장한다"라고 보도했다.
독일 dpa통신도 18일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에서는 선거에 관심이 없었다"라며 "많은 유권자가 국가의 지도력에 실망한 나머지 총선에 매우 무관심해 투표소가 텅 비게 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18일 '나쁨에서 더 나쁨으로-희망이 내동댕이쳐진 많은 이란 국민이 투표소로 향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제목의 두바이발 기사에서 "미국과 대립, 경제난, 여객기 격추 비극으로 지도부에 대한 이란 국민의 신뢰가 난타당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총선이 가까워졌지만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이 잇따른 위기로 갈기갈기 찢긴 이란 국민은 우울한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이들 서방 언론은 정치권을 비판하는 테헤란 시민의 인터뷰만을 선택 인용해 기사의 논조를 뒷받침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