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혁신과 개발역사 전시…이례적으로 특정국가에 전시공간 제공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세계은행(WB)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혁신주간 행사를 개최했다.
20일까지 사흘 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을 혁신과 기술 분야에서 조명하기 위한 것으로, WB 동아시아태평양지역실과 기획재정부, WB 한국 사무소가 협력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을 수석대표로 기재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등 9개 정부기관이 참석했고, 49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도 참여했다.
행사장인 세계은행 1층 로비에는 스마트시티, 가상현실(VR) 라운지, 디지털 경제 및 5G(5세대 이동통신) 등 한국의 혁신과 기술을 주제로 한 8개 전시관이 설치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혁신과 기업가 정신, 한국과 WB의 파트너십, 한국의 개발역사를 소개하는 전시관이 마련돼 세계의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하는 국가로 변모한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김용범 차관은 축사에서 "한국의 경제발전은 세계 경제 발전사에서 기념비적인 성취"라며 "WB의 대표적 성공 모델인 한국의 특별한 성장 경험과 지식을 개도국에 전파한다면 빈곤 감축과 지속가능한 공동 번영이라는 WB의 2대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경제가 중진국의 함정을 극복하고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정보(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과 혁신을 체질화시킨 데 기인한다"며 "한국은 정책 경험을 WB를 통해 개도국과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황건일 WB 상임이사는 환영사에서 "개별 개도국이 직면한 조건이 한국과 달라 한국의 교훈이 다른 개도국에 곧바로 적용될 순 없다"면서도 "기술에 기초한 한국의 개발 경험은 개도국이 가난에서 탈출하는 데 귀중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린 양 WB 사무총장은 "한국은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부유한 국가로, 노동 집약 산업에서 지식 주도 산업으로 변모한 국가로, 많은 나라에 영감을 주고 있다"며 "한국의 경험과 지식은 다른 개도국에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WB가 1층 로비에서 극빈국 구제 등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행사를 연 적은 있지만 특정 국가의 기술과 혁신을 소개하기 위해 이 공간을 제공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의 발전 사례가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WB의 역할에 부합한다는 인식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WB 한국 측 인사는 "WB와 한국 중 누가 먼저 제안했다기보다는 이제는 한국이 이런 행사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같은 생각으로 동시에 논의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경제개발 경험을 생생하게 가진 나라로, 개도국 입장에서 개발의 교과서적인 국가"라며 "반응이 좋아 매년 또는 2년에 한 번씩 이런 행사를 하면 참여기관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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