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하이난(海南)항공으로 유명한 중국 HNA그룹의 항공사 자산 매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추진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하이난(海南) 지방 정부는 이번 사태로 부채 상환이 어려워진 HNA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해 항공사 자산의 상당 부분을 중국국제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HNA그룹은 아직 이에 대한 확인 요구에 답하지 않고 있다.
HNA그룹은 하이난항공뿐만 아니라 톈진(天津)항공 등 여러 항공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특히 2016∼2017년에는 힐튼호텔 체인으로 유명한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와 독일계 투자은행(IB)인 도이체방크의 지분을 대거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투자로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사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재무 상황이 한층 더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이번 매각의 중요한 계기인 셈이다.
코로나19는 중국 업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대기업들에도 상당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예컨대 독일의 스포츠 의류 업체인 아디다스는 음력 설(1월 25일) 이후 중화권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85% 줄었다고 19일 밝혔다.
같은 날 푸마도 올해 1분기 매출 및 이익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기업은 매출의 거의 3분의 1을 아시아에서 올리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 내 경제 영향을 파악하는 데 해외 투자자들이 기상천외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보도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지만 중국 정부의 1∼2월 공식 통계가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영화 티켓 판매, 이산화질소 배출량, 교통 혼잡도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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