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보다 지역구 관리' 日각료 3명 대책회의 결석(종합)

입력 2020-02-20 14:02  

'코로나19 대응보다 지역구 관리' 日각료 3명 대책회의 결석(종합)
고이즈미 환경상 술 곁들인 후원회 신년회 참석… '지역구 챙기기'
일본 공산당 기관지 "아베, 대책회의 1회 평균 12분 참석…날림 대응"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 조치를 제대로 못 했다는 비판이 고조하는 가운데 복수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각료가 코로나19 대책회의를 결석에 도마 위에 올랐다.
20일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 등 각료 3명은 정치 활동을 명분으로 16일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빼먹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대책본부 회의 대신 지역구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시에 열린 후원회 신년회에 참석했다고 1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설명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이 신년회 참석자와 밝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면서 문제가 됐다.
그는 "필요한 지시를 내려보냈고 부(副)대신과 정무관과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위기관리에는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커진 상황에서 술을 곁들인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지적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반성한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차남으로 유권자의 호감을 샀던 고이즈미 환경상의 이미지도 이번 사건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도 결석했다.

그는 지역구인 도쿄 하치오지(八王子)시의 소방단 단장이 훈장을 받은 것을 축하하는 모임에 갔다고 설명했다.
역시 대책회의에 결석한 모리 마사코(森雅子) 법상(法相·법무장관에 해당)은 후쿠시마(福島)현 이와키시에서 열리는 서예전 시상식에 인사말을 하러 갔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는 참의원 의원인 모리 법상의 지역구다.
모리 법상은 자신이 대책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으면서 본인 페이스북에는 '대책회의가 개최됐다'며 아베 총리의 사진을 올려놓기도 했다.
결석한 각료 3명은 모두 지역구와 관련된 행사에 참석하러 간 것이다.
내각의 일원임에도 국가적인 중대 사태에 대응하는 것보다는 '표밭 관리'를 더 중시한 셈이다.
각료들의 이런 행동은 아베 정권의 지지율에 한층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교도통신, 요미우리신문, 민영방송 네트워크 ANN의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각각 8.3% 포인트, 5% 포인트, 5.6% 포인트 하락했다.
일본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赤旗)는 코로나19 대책회의가 11차례 열렸으나 공개된 일정에 의하면 아베 총리는 1회 평균 12분 정도만 회의에 참석했고 코로나19 감염자가 처음 사망한 다음 날 회의에는 8분밖에 출석하지 않았다며 "아베 정권의 날림 대책이 드러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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