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기 지난 감염 발현' 일본 정부 입장과 다른 견해 표명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일어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격리 기간에 새로운 감염이 있었을 것이라고 일본 지방정부 책임자가 밝혔다.
구로이와 유지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지사는 20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던 코로나19 감염 환자 2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는 자리에서 "결과적으로 철저한 감염방지가 안 됐다. (선상) 격리 중에 새로운 감염이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나가와현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현재 정박해 있는 요코하마(橫浜)를 관할하는 광역단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던 승선자 중 일부 감염자는 가나가와현 내의 의료기관에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고, 이 가운데 지병이 있는 87세 남자와 84세 여자 환자가 사망했다고 구로이와 지사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선상 격리 중에 새로운 감염이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이끄는 중앙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견해를 표명한 것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코로나19를 처음 전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80대 홍콩인이 지난달 20일 요코하마항을 출항할 때 승선해 5일 후 홍콩에서 내렸고, 이후 이달 1일 이 홍콩인의 감염이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3일 요코하마항으로 들어온 이 크루즈선을 해상 격리한 채 검역을 진행해 지난 5일 감염자 10명을 처음 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일 이후 모든 승객에게 선실 대기를 주문하는 등 충분한 방역 대책을 시행했다면서 그 후로 쏟아진 감염자는 그전에 감염돼 잠복기를 거치면서 증상이 나타난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주무 부처인 후생노동성은 이 견해를 근거로 지난 5일부터 14일의 잠복 기간에 증상이 없었고, 음성판정이 나온 사람에 한해 19일부터 하선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날 443명에 이어 20일 500명가량이 하선하는 등 21일까지 음성 판정을 받은 대부분의 승객이 일상생활로 복귀하게 된다.
그러나 구로이와 지사의 발언은 본격적인 격리가 시작된 지난 5일 이후에도 감염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얘기여서 음성 판정을 받고 하선한 사람 중에 추가 감염자가 생길 가능성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9일까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총 621명에 달한다.
다니구치 기요스 미에(三重)병원 임상연구부장은 20일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환자 전체의 증상을 보여주는 통계(유행곡선)가 없어 감염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없다"면서 확산이 지속한다고 전제하고 한층 안전한 방법으로 하선한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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