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으로 코로나19 최전선 내몰렸던 우한의료진에 피해 집중

입력 2020-02-20 16:39   수정 2020-02-20 17:11

맨몸으로 코로나19 최전선 내몰렸던 우한의료진에 피해 집중
"외부 투입 의료진, 감염 사례 없어…보호 잘 하면 안 걸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우한(武漢)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3천명이 넘는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가운데 후베이성 바깥에서 추가로 투입된 민군 의료진 중에서는 아직 이 병에 걸린 이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철저한 방호 조치를 하면 의료진이 이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달리 보면 후베이성 의료진이 사태 초기 방호복은 커녕 마스크조차 부족한 상태에서 폭증하는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사지에 내몰렸다는 것을 뜻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20일 관영 차이나데일리 중국어판에 따르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전문가팀에 속한 의사 장룽멍(蔣榮猛)은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3천명 이상의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대부분은 1월 30일 전에 감염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까지는 환자 대부분이 우한 등 후베이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그는 그 후에 중국 각지에서 뽑혀 우한 등 후베이성에 투입된 의료진 가운데서는 아직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룽멍은 "이는 효과적으로 방호 조치를 하면 의료진이 감염을 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시작 전날인 지난 1월 23일 전격적으로 우한시를 봉쇄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후베이성 전체로 봉쇄를 확대했다.
봉쇄된 도시들에서는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폭증했지만 지역 내 의료진만으로는 환자를 모두 감당할 수 없었다.
많은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검사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병원의 문턱 밖에서 병을 키우거나 숨졌고, 후베이성 의료진은 적절한 자기 보호 조치를 하지 못하고 환자들을 돌보다가 수천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코로나19의 존재를 외부에 알린 우한 의사 리원량(李文亮)에 이어 우한 우창병원 병원장 류즈밍(劉智明), 이 병원 간호사 류판(柳帆) 등 우한 의료진의 잇따른 사망은 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중국 당·정에도 큰 압력이 되고 있다.
간호사 류판은 생전 지인에게 "방호복이 없어 마치 발가벗은 것 같다. 그래서 가족들도 감염이 됐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14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이처럼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로 사지에 내몰린 후베이성 의료진의 실태가 주목을 받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의료진을 보호하라는 메시지를 직접 내기에 이르렀다.
그는 전날 '중요 지시'를 통해 "의료진은 질병과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중요한 역량으로서 그들에 대한 보호를 반드시 고도로 중요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저지전의 전선에서 목숨을 내어놓을 각오를 하고 환자들을 돌보라고 현지 의료진들을 독려했다.
중국 정부는 순차적으로 전국에서 동원한 민군 의료진을 우한과 후베이성 여러 도시에 들여보냈지만 추가 지원 속도가 너무 느렸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는 우한 등 후베이성에 들어간 외부의 민군 의료진 규모가 많이 늘어나 3만여명에 이른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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