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알려진 액수 6천700억원보다 2천억원가량 더 커져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라임자산운용이 1조6천7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중단한 가운데 이 펀드 내에서 증권사들이 먼저 빼 갈 수 있는 총수익스와프(TRS) 대출 규모가 8천700억원 규모라는 추정이 나왔다.
20일 한국기업평가[034950]의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한기평에 제출한 자료에서 라임의 환매 중단 모펀드 4개와 관련해 맺은 TRS 계약 금액(자펀드 포함)이 각각 6천5억원, 1천567억원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005940]은 98억원이다. KB증권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으나, 1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기평은 전했다.
4개 증권사의 TRS 금액을 모두 합하면 8천670억원 규모가 된다.
이는 그동안 알려진 6천700억원보다 2천억원가량이나 더 큰 금액이다.
한기평은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의 TRS 계약 관련해서는 이미 수령한 증거금 수준, 추정 잔존가치 규모 대비 TRS 익스포저 비중, 선순위 상환구조 등을 고려할 때 증권사의 손실금액은 없거나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해서는 이 펀드 기초자산의 잔존가치가 현재 라임 측의 발표를 기준으로 하면 약 50%로 추정되나, 실제 회수 수준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TRS 계약에 따라 매입한 자산에서도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무역금융펀드의 경우에는 신한금투의 TRS 계약 금액이 5천161억원이나 된다.
TRS는 증권사가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대출 개념으로, 증권사는 1순위 채권자 자격을 갖게 돼 펀드에 들어간 금액을 투자자들보다 먼저 회수해갈 수 있다. 투자자들은 TRS 대출금 회수 이후 펀드에 남은 돈을 나눠 갖게 돼 손실이 더 커진다.
한기평은 라임과의 TRS 계약이 증권사들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관련 증권사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개 모펀드(플루토, 테티스)는 명목 금액 대비 손실률이 50%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TRS 거래 증권사가 손실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생기는데, 현재 발표된 잔존가치를 고려할 때 TRS 거래 손실은 증권사 별로 없거나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불완전판매 소지에 따른 손실 발생 가능성은 현재 상황에서 예측하기 어려우며 배상금 비율이 높게 설정될 경우 판매 규모가 큰 증권사의 올해 영업실적은 크게 저하될 수 있다"며 "전체 이익 규모 대비 판매 규모가 큰 신영증권[001720], 대신증권[003540], 신한금융투자 등에 대한 검사 진행 과정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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