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캄보디아에 입항한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에서 내린 83세 미국인 여성이 말레이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캄보디아가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2주일간 바다에 떠돌던 크루즈선의 승객과 승무원 2천여명 가운데 이 여성을 제외하고는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나오지 않자 말레이시아에서 한 검사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21일 프레시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캄보디아 보건부는 전날 웨스테르담호 승객과 승무원 1천580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크루즈선에서 지난 14∼15일 내린 승객과 승무원 1천200여명 가운데 미국인 여성이 15일 경유지인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캄보디아 당국은 하선을 중단시키고 당시 캄보디아에 남아 있던 승객 등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착수했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보건부 장관으로부터 크루즈선의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크루즈선에서 내린 승객들이 경유했거나 돌아간 나라인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로부터도 코로나19에 걸린 승객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훈센 총리는 또 말레이시아에 미국인 여성이 어떻게 확진 판정을 받게 됐는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훈센 총리는 "미국인 여성의 남편과 크루즈선에 탔던 수천 명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는데 그 여성만 확진자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여성이 캄보디아에 있을 때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말레이시아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면서 "그 여성이 캄보디아 또는 말레이시아 어디에서 걸렸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리소반 캄보디아 보건부 대변인도 "미국인 여성이 진짜 코로나19에 걸렸다면, 크루즈선에 탄 2천여명 중에 일부는 걸렸어야 한다"면서 "말레이시아의 검사 결과가 특이한 만큼 재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경우에 따라서는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 간의 외교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승객과 승무원 2천257명을 태운 웨스테르담호는 지난 1일 경유지인 홍콩에서 출항한 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일본, 태국, 필리핀, 대만, 괌에서 잇달아 퇴짜를 맞고 13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했다.
이 크루즈선에서 내린 승객과 승무원 1천510명 가운데 대다수는 자기 나라로 돌아갔거나 귀국길에 올랐고, 20∼30명이 캄보디아에서 출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배에 타고 있는 승무원 747명은 오는 22일 크루즈선과 함께 필리핀으로 향할 예정이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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