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르도안 전화통화…"시리아 이들립 사태 논의"(종합2보)

입력 2020-02-22 03:15  

푸틴-에르도안 전화통화…"시리아 이들립 사태 논의"(종합2보)
"이들립 긴장 완화 위해 러·터키 양자 협의 강화에 동의"
프랑스·독일 정상도 푸틴·에르도안과 통화…4개국 정상회담 추진

(모스크바·이스탄불=연합뉴스) 유철종 김승욱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하고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지역의 긴장 고조 사태를 논의했다.
러시아 크렘린 궁은 정상 통화 후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시리아 이들립 지역에서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정상은 이들립 지역의 긴장 완화와 테러 위협의 무력화, 휴전 보장을 위해 양자 협의를 강화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으며, 양국 국방부 간 적극적인 접촉을 계속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터키 대통령실도 성명을 내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들립 지역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공세가 저지돼야 하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양 정상이 서명한 소치 합의를 복원하는 것이 해결책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터키와 접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주(州)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에 맞서온 반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이다.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을 돕는 터키는 2018년 9월 소치 합의를 통해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했으며, 터키는 양측의 휴전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이들립에 초소 12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리비아 사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시리아에서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와 터키는 리비아에서도 서로 반대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2014년부터 서부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리비아 통합정부(GNA)와 동부 군벌 세력인 리비아국민군(LNA)로 양분돼 내전 중이다.
터키는 GNA와 군사·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했으며, 러시아는 LNA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전날엔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 3국 정상들이 전화통화를 하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지역 상황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통화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민간인들에 대한 극단주의 조직들의 공격적 행동으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정세가 크게 악화한 가운데 시리아 위기 문제 해결에 각별한 주의가 기울여졌다"고 전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 원칙을 준수하면서 테러 위협을 무력화할 수 있는 효율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겔 총리는 시리아 북서부 지역 긴장 완화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과도 통화하고 이들립 사태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독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이들립 사태 해결 방안 논의를 위해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참여하는 4자 회동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4개국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현재 논의 중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러-터키 정상 통화는 이들립 일대에서 무력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해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이 이들립 반군 지역을 장악하자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테러 조직 격퇴를 명분으로 공격을 재개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을 터키 국경까지 밀어붙이면서 반군 지역에 있던 터키 감시 초소 중 일부는 정부군에 포위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군이 터키 감시 초소를 공격해 터키군 사망자가 발생하자 터키는 정부군에 보복 공격을 가하고 있다.
전날에도 터키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충돌해 50명 이상의 시리아 정부군과 2명의 터키군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서로 상대편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터키군은 러시아 측의 요청이 있는 뒤에야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포격을 멈췄다고 시리아 내 러시아군 분쟁조정센터가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터키가 이들립 지역의 무장 전투원들을 지원하면서 온건 무장 야권과 테러리스트들을 분리하고, 비무장지대(휴전지대)를 설치하기로 한 2018년 러-터키 간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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