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사흘 만에 확진자 28명·사망자 5명으로 증가
'이란발 코로나19' 전파 우려 커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세와 인명피해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이란 보건부는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10명 추가돼 모두 28명으로 증가했고 사망자도 1명 늘어 5명이 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로 치면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고 치사율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0.2%보다 월등히 높은 18%에 달한다. 중동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나온 곳도 현재 이란이 유일하다.
앞서 이란에서는 사흘 전인 19일 처음으로 코로나19 감염자 2명이 확인된 뒤 20일 3명, 21일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는 19일 2명, 21일 2명에 이어 22일에도 1명이 추가됐다.
이란 보건부는 22일 새로 확인된 감염자 가운데 2명은 테헤란에서, 나머지 8명은 곰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란 중부 종교도시 곰은 이란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온 곳으로 이후에도 '코로나19의 진원'으로 불릴 만큼 감염자가 집중적으로 확인되는 곳이다.
이란 당국은 22일 곰과 이웃 도시 아라크의 각급 학교에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테헤란 지하철 역사의 식당과 음수대는 모두 폐쇄됐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불안해진 이란 시민들은 소독용 알코올, 손세정제,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앞다퉈 구입하는 분위기다.
테헤란의 한 시민은 22일 연합뉴스에 "마스크 가격이 지난주보다 10배나 뛰었고, 약국에서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이란인으로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더욱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란 보건부 관계자는 21일 "곰에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근로자가 감염원일 수도 있다"라고 추측했다.
이란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19는 비단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진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20일 캐나다에서는 이란을 방문한 적 있는 30대 여성이 감염이 확인된 데 이어 21일 레바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레바논인 45세 환자는 이란 곰을 여행한 뒤 전날 귀국했다
22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란인 부부(70세, 64세) 관광객이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진됐다. UAE보건부는 남편의 상태가 불안정해 응급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란인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UAE의 코로나19 감염자는 13명(3명 완치)으로 늘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1일 "WHO는 이란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이란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국경을 맞댄 이라크와 쿠웨이트는 20일 이란과 통하는 출입국 검문소를 폐쇄했다.
이라크 정부는 20일 이란 국민의 입국을 사흘간 금지한 데 이어 22일 자국민에게 교역을 제외한 이란 여행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란을 오가는 여객기와 여객선을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또 이란에서 오는 입국자, 이란 방문 비자나 체류비자를 받은 적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이란을 행한 자국민은 14일간 격리해 감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민과 자국 체류민의 이란 방문을 금지하고 성지순례객을 포함해 이란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14일간 격리 조처한다고 발표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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