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천만 환영인파 기대하며 인도로…속내는 재선에

입력 2020-02-2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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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천만 환영인파 기대하며 인도로…속내는 재선에
10만군중 집회·대규모 연도환영 예정…모디 인기업고 미국내 인도계 표심 호소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10만 군중 집회를 비롯한 대규모 환영인파를 기대하며 인도로 떠났다.
1박 2일 간의 취임 후 첫 방문을 위해서다. 중간 급유를 포함해 가는 데만 17시간이 걸리고 원하던 무역합의도 나오지 않을 상황에 인도에 가는 건 포퓰리즘 정책에 기반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인기를 등에 업고 미국 내 인도계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한 '재선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인도로 떠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인도인들과 함께 하는 걸 고대한다. 내 친구 모디 총리와 함께 수백만의 (인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큰 행사가 될 것이다. 모디 총리가 인도에서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일 거라고 말해줬다. 아주 신나는 행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인도 방문 첫날인 24일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의 세계 최대 크리켓 경기장 '사르다르 파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환영행사다.
11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으로 아직 개장도 하지 않은 상태다. 모디 총리를 비롯해 10만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시민들의 연도환영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콜로라도주 유세에서 1천만명이 나와 자신을 맞아줄 것이라고 들었다며 기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군중을 좋아하고 인도에서 최대규모 중 하나를 보게 될 것"이라며 "대선의 계절로 향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TV용 장관(壯觀)과 거대한 지지군중, 동조하는 고위인사를 필요로 하는데 인도에서 모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추어주는 '친구' 모디 총리와 구름처럼 모여든 군중을 통해 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을 압도적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 방문과 이러한 행사를 통해 염두에 둔 건 따로 있다.
인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다. 지난달 나온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에 인도인 56%가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이는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치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인도계 미국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2018년 조사에서 28%에 불과했다.
2016년 대선 당시 등록 유권자인 인도계 미국인은 120만 명이었고 이 중 80%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적수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한다. 2020년에는 등록 유권자 규모가 14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라 인도계 표심 달래기가 트럼프 대통령에겐 숙제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모디 총미가 방미해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인도계 5만 군중을 끌어모아 집회를 할 때도 '조연'을 자청하며 무대에 등장, 모디 총리의 인기에 기대 인도계 표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세계적 문화유산 타지마할을 방문한 뒤 25일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1박 2일의 짧은 인도방문을 마무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방문 중 서명을 추진했던 '미니 무역합의'는 성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승리에 집중하는 가운데 인도 방문이 얼마 안되는 올해의 외국 방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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