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상 카메라 없는 출입구 폐쇄…코로나19 긴장감 고조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김연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한 가운데 정부부처가 모여 있는 '행정중심' 세종정부청사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청사에 출근한 공무원들은 주말 새 달라진 풍경에 접해야 했다.
건물 출입구 곳곳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것이다.
세종정부청사는 17개 동으로 이뤄졌는데, 1동에 1대씩 조금 넘치는 수준의 19대의 카메라가 설치됐다.
정부청사관리본부(세종청사) 관계자는 "주말에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위기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체온이 높은 공무원이나 방문인은 출입을 차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무원 등 청사에 출입자는 모두 열화상 카메라를 통과해야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열화상 카메라가 달리지 않은 출입구는 모두 폐쇄됐다. 지하주차장에서도 원래는 직통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나 이제는 1층 열화상 카메라가 있는 입구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공무원들은 평소 이용하던 입구가 갑자기 폐쇄되자 당황하며 새로운 출구를 찾아야 했다.
체육관과 체력단련실, 샤워실 등 복지시설도 대부분 폐쇄됐다. 일부 정부부처는 출퇴근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아직 세종청사 내부인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지는 않았으나 이곳도 '언제 뚫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워낙 민원인뿐만 아니라 타지역 공무원 등의 왕래가 활발한 데다 이곳 소속 공무원의 서울 등 외지 출장도 잦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물이 모두 뱀처럼 기다랗게 일렬로 연결돼 있는 형태다. 이 때문에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 계단 등을 이용하는 공무원이 여러 부처가 섞일 수밖에 없다.
만약 세종청사 직원 중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나오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 사실상 모든 공간이 연결된 청사 건물 구조상 어디부터 어디까지 출입을 차단해야 할지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공무원 업무시스템은 '솔넷'이라는 내부 전산망으로 가동되고 외부에선 이용하기 어려워 재택근무 체제로 들어갈 경우 업무 마비도 우려된다.
외부에서도 솔넷에 접속할 수는 있지만 청사 내부망으로 접속하는 것에 비해 환경이 좋지 못하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워낙 확산하고 있어 세종청사에도 환자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최대한 모임이나 회식을 자제하고 출장도 가급적 없애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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