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총격으로 카니발 취소…수도 포르토프랭스 봉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해마다 이맘때 카니발의 열기에 푹 빠지는 카리브해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축제 분위기 대신 긴장이 감돌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도심 대통령궁 앞에서 벌어진 군인과 경찰의 총격 이후 포르토프랭스는 사실상 봉쇄 상태다.
시내 주요 도로가 대부분 차단되고, 작은 도로에도 인적이 거의 없다고 AFP는 전했다.
전날 오후 포르토프랭스 도심에서는 전시 상황 같은 총격이 벌어졌다.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시위하던 경찰이 군과 충돌하면서 양측의 총격이 밤늦게까지 수 시간 이어졌다.
총격으로 인해 군인과 경찰 1명씩이 숨지고 민간인을 포함해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아이티 정부는 전날 밤 늦게 성명을 내고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25일 열릴 예정이던 포르토프랭스 카니발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매년 2∼3월 여러 날 동안 펼쳐지는 카니발은 극심한 빈곤과 사회 혼란을 겪는 아이티 국민에게 그나마 위안거리였으나 올해엔 그마저도 즐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전날 경찰 시위대는 "경찰에 줄 돈은 없고 카니발에 쓸 돈은 있느냐"고 외치며 정부가 카니발을 위해 설치한 무대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국민 셋 중 하나가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극빈국 아이티에서는 2017년 취임한 조브넬 모이즈 정권의 부패와 무능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지난해 내내 혼란이 이어졌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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