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코로나 확진에 '비상'

입력 2020-02-25 15:14   수정 2020-02-25 15:21

'엎친데 덮친'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코로나 확진에 '비상'
탑승 항공편 놓고 설왕설래…운항 차질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대한항공[003490] 객실 승무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대한항공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발 입국자 제한 조치가 확대되며 항공편 운항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여객 접점의 최일선인 객실 승무원 중에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타격이 예상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오후부터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전면적인 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IOC는 인천국제공항 청사 안이 아닌 공항 인근 별도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존 인천승무원브리핑실에서 진행하던 운항·객실승무원 합동 브리핑을 항공기 옆에서 진행하는 등 감염 확산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철저한 기내 방역을 실시하고, 코로나19 의심 승무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사업장에는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당분간 인천발 대한항공 항공편의 운항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라인드'에는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승무원의 탑승 항공편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오가는 상황이다.
이 중에는 탑승객 수가 많은 국제선 주요 노선도 포함돼 있어 이 승무원이 실제로 해당 항공편에 탑승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감염 경로 등에 따라 무더기 접촉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칫 해당 국가의 한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 요청이나 한국발 승객 입국 금지 등 외교적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라인드 내에서는 승무원 중에 추가 확진자가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퍼지고 있다.
일단 대한항공은 해당 승무원이 격리되기 전까지 탑승한 항공편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무원의 동선과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서는 현재 질병관리본부(질본)에서 조사 중이며 조사를 마치면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안다"며 "질본과 채널을 구축해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미국과 대만 등 평소 인적 교류가 많은 국가가 잇따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상향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4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3단계로 격상했다. 지난 22일 여행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린 지 이틀 만에 다시 조정한 것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인천∼텔아비브 노선과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데 이어 홍콩과 대만행 노선의 운항도 당분간 접기로 한 상태다.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30%에 달한다. 중국 노선과 동남아 노선을 대폭 감축한 상태에서 미주 노선까지 영향을 받을 경우 상반기 실적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뿐 아니라 대형항공사(FSC)도 피해가 극심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운항을 중단한 노선은 주로 단거리 노선이었지만 자칫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으로 확대되면 업황 회복은 매우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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