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4일 의학관찰'에서 강화…키르기스는 2주간 격리시설 수용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교류가 많은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이 26일(현지시간) 한국발 입국자들에 대해 '14일 간의 자가격리' 조처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 20일 한국발 입국자들에 대해 24일간 체류지에서 의학 관찰(medical observation)을 받도록 한 조치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현지 온라인 뉴스통신 '텐그리뉴스'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보건부 소속 최고위생의(최고방역책임자) 잔다르베크 벡쉰은 이날 "오는 3월 1일부터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추가로 (전염병 위험)최고등급 부류에 포함된 국가로부터 오는 입국자들은 14일간 자가 격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4일간 의료진이 매일 체류지 방문 확인을 할 것이며, 자가격리 기간 이후에도 의료진이 계속해 전화로 입국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가 격리 기간 중 입국자들은 스스로 집에 머물고 다중 밀집 지역을 방문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벡쉰은 이어 카자흐스탄 항공 당국이 한국으로의 여객기 운항 편수를 줄이고 이란과의 항공 교통은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는 알마티에서 7편, 누르술탄(옛 아스타나)에서 2편 등 매주 9편의 여객기가 운항하고 있다"면서 "3월 1일부터는 한국행 항공편이 주 3편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전까지 한국으로 운항하는 여객기들이 현지에 머물고 있는 카자흐인들을 최대한 많이 귀국시킬 것이라면서 자국민들에게 가능한 3월 1일까지 귀국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한국에는 약 3만4천명의 카자흐인들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벡쉰은 이란과의 항공 교통은 3월 1일부터 일시적으로 중단될 것이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앞서 지난 20일 한국을 포함한 코로나19 확진 다발 국가(싱가포르, 일본, 태국, 홍콩, 마카오, 대만 등)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입국일로부터 24일 동안 체류지에서 '의학 관찰'(medical observation)을 받게 한다는 보건부 명의의 방역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 주재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한국 교민 약 1천200명이 장기 체류하고 있으며 사업·관광 목적 등으로 단기 방문하는 한국인도 적지 않다.
카자흐스탄 보건 당국은 현재까지 자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 등에서 오는 입국자들에 대해 2주간 격리·수용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다른 중앙아 국가 키르기스스탄은 실제로 25일부터 한국발 입국자 등을 격리 시설에 수용하고 있다고 키르기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이 전했다.
키르기스스탄 보건당국은 한국 등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한국인, 키르기스인 포함)에 대해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수도 비슈케크 인근 마나스 공항 근처 과거 군사기지로 사용했던 장소에 격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사관은 "격리시설에서는 음식물 반입 금지, 면회 금지 등 엄격한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필요한 개인 위생용품(마스크, 세정제, 화장지 등)도 비치돼 있지 않은 등 시설 환경이 열악하다"면서 가급적 키르기스스탄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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