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대상 3명 중 2명 출국하고, 1명은 우한에 체류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진방 안승섭 특파원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도와 관련해 중국이 WSJ 기자 3명에 대해 추방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WSJ 기자 추방에 대한 대응으로 "폭넓은 옵션들이 테이블에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이 보복 조치에 나서면 더 강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주중 미국대사관 관계자와 만나 폼페이오 장관과 백악관 등 미국 측의 이번 사안과 관련한 대응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
화 대변인은 "WSJ의 잘못은 엄중한 것으로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소위 언론의 자유를 내세워 공공연히 WSJ의 심각한 잘못을 지지하고,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하 함부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미국이 중국 언론에 대해 보복 조치를 하겠다고 떠벌리는 것은 더욱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사실상 미국은 이치에 맞지 않고 무례하게 중국을 도발한 것에 대해 중국은 정당방위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은 미국에 주재하는 중국 언론에 여러 종류의 제재를 했다"며 "만약 미국이 중국 매체에 더 심한 제재를 가한다면 중국도 반드시 더 강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18일 신화통신과 CGTN, 중국국제방송, 중국일보 등 5개 중국 관영 언론을 외국 사절단에 지정했다.
지정된 매체는 현재의 미국 내 자산을 등록하고 새로운 자산을 취득할 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미국 시민권자를 비롯한 모든 직원의 명단도 제출해야 한다.
이에 중국은 19일 국제정치학자 월터 러셀 미드 미국 바드칼리지 교수가 쓴 '중국은 진짜 아시아의 병자'라는 제목의 WSJ의 칼럼을 문제 삼아 자국 내 WSJ 기자 3명의 기자증을 회수하고 추방을 통보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로부터 추방 통보를 받은 WSJ 기자 3명 중 2명은 지난 24일 출국했으며, 나머지 1명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국적의 이 여성 기자 덩차오(鄧超)는 지난달 23일 '우한 봉쇄령'이 내려지기 전에 우한에 들어가 취재 활동을 해왔다.
중국 외교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 기자가 우한에 머무르는 것을 허용했지만, 취재 활동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 기자도 우한 봉쇄가 해제되는 대로 출국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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