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으로 코로나19 초기진화 나선 정부…추경은 "6.2조 이상"(종합)

입력 2020-02-28 14:58   수정 2020-02-28 16:17

20조원으로 코로나19 초기진화 나선 정부…추경은 "6.2조 이상"(종합)
재정건전성 우려에 홍남기 "국가채무 늘어나도 경기 회복한다면 바람직"
전문가 "세출기준 10조원대 필요" VS "무작정 늘리면 오히려 민간소비 위축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대희 김경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정부가 20조원 규모의 종합경기대책을 내놨다.
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고 회복 조짐을 보이다가 사그라든 경제 활력을 되살린다는 명분이다.
여기에 더해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수준(6조2천억원·세출 예산 기준)을 넘어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까지 마련 중이다.



◇ 1·2차 대책으로 20조원…역대 최고 수준 재정 조기집행

정부는 '20조원+α' 규모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자 한다.
앞서 방역 지원과 피해가 집중된 특정 업종·분야를 중심으로 약 4조원 규모의 1차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발표된 2차 대책은 행정부 7조원, 공공·금융기관 9조원 등 총 16조원 규모로 구성됐다.
정부 재원 7조원은 5대 소비쿠폰·가족돌봄휴가 긴급지원 등 재정지원(2조8천억원), 임대료 인하액 50% 세액공제·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세제지원(1조7천억원), 소상공인 초저리금리 대출 등 금융지원(2조5천억원) 등으로 집행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 5조원, 공공기관 투자 확대 5천억원 등 공공·금융기관이 9조원 규모를 지원한다.



정부나 관계기관이 자체적으로 신속하게 가동할 수 있는 대책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검역·진단·격리 등 방역 소요나 피해의료기관 손실 보전을 위해 예비비를 최대한 신속히 지원하고, 예산의 이·전용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15개 기금의 기금운용계획 자체 변경을 통해 2조원 수준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중앙·지방·지방교육 등 3대 분야 예산을 최대한 앞당겨 집행할 계획이다.
중앙재정은 상반기 중 역대 최고 수준인 62%, 1분기 중 32% 이상 조기 집행을 추진한다. 특히 일자리 사업은 상반기 중 66%, 1분기 중 37% 이상을 쓴다.
지방재정은 상반기 중 60%, 1분기 중 27% 이상을, 지방교육재정은 상반기 중 63%, 1분기 중 32%를 각각 집행하기로 했다.



◇ 홍남기 "추경, 6.2조원보다 적지 않게 다음주 국회 제출"

1·2차 대책으로 급한 불을 끄고자 한 정부는 이미 공식화한 추경을 통해 본격적인 경기 보강에 나설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6조2천억원 이상의 추경안을 다음주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처음으로 코로나19 추경 규모를 언급했다.
추경안에는 ▲ 감염병 검역·진단·치료 등 방역체계 고도화 ▲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 지원 ▲ 코로나19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고용안정 지원 ▲ 비상 지역경제 지원 등이 중점적으로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까지 합하면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약 26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셈이다.
정부는 추경이 3월 중 국회를 통과한 시점으로부터 2개월 내 75% 이상 집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지금까지 1분기에 추경이 편성된 사례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과 1999년,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등 모두 세 차례뿐이었다.
전염병과 관련해선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4조2천억원 규모의 1차 추경을 편성했다.
2015년 메르스 때는 11조6천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세입 경정을 제외한 세출 예산은 6조2천억원 규모였다.
추경을 위해선 적자국채 발행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정부는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몇조원 규모의 국가채무가 늘어난다고 해도 (추경에 따라) 경기가 회복돼 세입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더 바람직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더라도 소비 심리 측면에서 악영향은 계속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추경 규모가 다소 미흡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6조2천억원은 다소 아쉬운 금액으로 세출 기준으로 두 자릿수(10조원대)를 기대했다"며 "경제 심리가 불안한 상황으로, 국내 확진자 증가폭이 1분기 안에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심리가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며, 전 세계적인 상황은 오히려 악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5조원 규모로 예비비를 추가로 설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전개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갑자기 새로운 소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무작정 규모를 크게 늘리게 되면 오히려 민간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모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업종·부문·지역에 따라 피해를 입은 곳에 집중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에 발표한 소비쿠폰은 코로나19 대책이라기보다는 일반 경기부양 대책으로 보이며,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미 재정을 앞당겨 쓰도록 한 상황에서 또다시 재정을 팽창시키다 보니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항목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증세로 이어지게 되고 구축 효과가 나타나며 민간부문을 위축시킬 가능성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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