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대기로…신천지 출입국기록 조사·무증상자도 관찰

입력 2020-02-28 13:47   수정 2020-02-28 15:34

코로나19 중대기로…신천지 출입국기록 조사·무증상자도 관찰
개신교 일부 예배 강행 방침에 정부 "주말 사회적 활동 최소화" 거듭 당부
경북에 의료진 마스크 9만1천300개 지원…국민안심병원 174곳으로 늘어
의료봉사 의사에 1일 45만∼55만원 보상키로…2주 근무 후 교체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김잔디 채새롬 기자 = 정부가 신천지교회 신도 전수조사를 통해 일차적으로 1천638명을 '유중상자'로 분류해 자가격리 조치한 가운데, 집단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신자들의 출입국 기록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환자 급증으로 의료자원이 부족한 대구에는 이동형 음압기 28개와 전신보호구 5만5천650개를 내려보냈고, 의료봉사를 자원한 의사·간호사 등의 건강을 지키고 휴식을 보장하기 위한 지침도 마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천명을 넘어섰는데도 개신교계 일부 교회 등이 주일 예배를 강행할 뜻을 보이자 정부는 집단행사 자제를 거듭 요청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집단행사 자제를 요청하고, 사회복지시설과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의 휴관과 등교 연기를 결정한 것은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것이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주말에는 사회적인 활동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 신천지 교인 조사에 속도…"출입국 기록 등 조사도 협의 중"
정부는 현재까지 확보한 신천지교회 전체 신도 명단을 바탕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27일 자정까지 취합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신도 중에서는 미성년자와 주소지가 불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 총 11만4천68명에 대한 확인 절차가 끝났다.
이 중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있다고 밝힌 1천638명은 '유증상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조치됐다.
정부 "전국 신천지교회 신도 1천638명 '유증상자'…확진 비율 상당히 높다" / 연합뉴스 (Yonhapnews)
정부는 이들에 대해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요청하고, 증상이 없는 신도들도 건강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관,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감염병에 취약한 시설에서 종사하거나 일하는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출근하지 않고 당분간 자택에서 지내도록 신천지교회 본부 측에도 요청했다.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찾는 데도 주력한다.
정부는 현재까지 입수한 국내외 신도, 교육생 등 총 31만여명의 명단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들의 출입국 기록 등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경북에 의료진 마스크 9만1천300개 지원
정부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경북 지역에 의료진 보호장구, 코로나19에 쓸 수 있는 의약품 등을 추가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음압병상 부족에 따라 포항의료원과 김천의료원에 이동형 음압기 28개를 지원했고, 전신보호구(5만5천650개)와 N95 방역용 마스크(9만1천300개) 등도 내려보냈다.
또 김천의료원에 소아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는 시럽 형태의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액' 3병을 지원했다.
교도소 등 교정시설의 부속의원에서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가 가능토록 했다.
현재 교정시설 부속의원도 보건소에 신고하면 선별진료소를 설치할 수 있다. 필요하면 1∼2개 이동검체 채취팀을 파견할 예정이다.

◇ 호흡기 질환자 '분리' 국민안심병원 174곳 지정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 환자의 진료 과정을 분리한 '국민안심병원'은 지금까지 총 174곳이 지정됐다.
국민안심병원은 코로나19의 병원 내 전파,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호흡기 환자 전용 진료구역(외래·입원)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이다. 지난 24일부터 전국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이날까지 전국에서 18개 상급종합병원, 127개 종합병원, 29개 병원이 국민안심병원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참여를 희망하는 병원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청도대남병원 중증환자 27명 격리병원 이송 완료
경북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중 상태가 중증인 27명이 모두 국가지정격리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국립중앙의료원 9명, 충남대병원 3명 등 16개 병원으로 분산돼 옮겨졌다.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확진자들도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전날까지 25명(26일 12명·27일 13명)이 옮겨졌다. 현재 대남병원에 남아있는 확진자는 43명으로 단계적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김강립 총괄조정관은 "이동 과정에 있어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모든 조치를 갖췄다"며 "(이송 완료 전에)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면 국가지정격리병원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청도대남병원에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기로 하고, 중증이 아닌 환자는 이곳에서 계속 치료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26일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전문가 현장평가 결과 치료환경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방침을 바꿨다.


◇ 정신과 폐쇄병동 전수조사서 원인불평 폐렴환자 54명 발견
청도대남병원의 코로나19 환자 발생을 계기로 시작된 전국의 폐쇄 정신병동 전수조사에서는 총 입원환자 6만705명 중 54명의 원인불명 폐렴 환자가 확인됐다. 정부는 이들을 격리한 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 대구봉사 지원한 의료인 853명…2주 근무 후 교체
코로나19 확진자 검체 채취 등을 위해 대구 지역 봉사를 지원한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은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총 853명이다.
정부는 의료인의 관심과 지원에 사의를 표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달려오신 의료인들께 충분한 예우와 보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인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침도 마련했다.
우선 군인, 공중보건의, 공공기관 소속 의료인은 2주 파견 후 교대된다. 본인이 동의한다면 연장도 가능하다.
민간 의료인은 1개월 이상 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역시 본인이 원한다면 연장할 수 있다. 경제적 보상은 의사는 하루 45만∼55만원, 간호사는 30만원 수준이다.
정부는 감염 우려 등을 고려해 의료진이 분산해 묵을 수 있도록 이용 가능한 숙소 목록을 제공하고, 파견자에게는 숙박비·일일여비 명목으로 광역시 10만원, 시도 9만원을 정액 지급한다.
파견이 끝나면 14일간 증상발현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원칙적으로는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근무했을 경우 격리는 불필요하다고 보지만, 예외적으로 본인이 원할 경우 자가격리가 가능하다. 이 경우 공무원·군인은 공가를 쓰도록 하고, 민간 의료인에게는 기본 근무수당을 지급한다. 공공기관에는 2주간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관에 협조 요청하고, 의료인력을 파견한 기관에는 추후 손실을 보상할 예정이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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