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부터 '내셔널리그'로 명칭 변경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축구공을 남자 선수가 차든, 여자 선수가 차든 축구는 축구입니다"
세계 최초로 여성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등 양성평등 실현에 앞장서 온 핀란드가 이번에는 스포츠계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핀란드 축구협회가 새 시즌부터 여자축구 최상위 리그 이름을 현재의 '여자축구리그'에서 '내셔널리그'를 뜻하는 '칸살리넨 리가'로 바꾸기로 했다고 미국 CNN 방송 등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헤이디 피흘라자 핀란드 축구협회 여자축구 발전국장은 "이름을 바꾼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스포츠계와 우리 사회가 문화적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핀란드 축구협회가 양성평등 구현에 힘써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 사이에 임금 차이가 없도록 동일한 연봉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리 라흐티 핀란드 축구협회장은 "작년 여름 FIFA 여자 월드컵은 선수의 성별에 따라 관중의 관심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중은 최고의 선수들이 양질의 축구 경기를 펼치는 것을 보러 경기장에 온다"며 "이것이 여자축구가 남자축구와 동등하게 대접받아야만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여자축구 리그에는 '여자'라는 표현이 따라다니는 게 일반적이다.
영국은 잉글랜드 여자 프로축구 경기를 '여자 슈퍼리그'라고 부르며, 독일은 '여자 분데스리가'라고 부른다.
핀란드 축구계는 이번 명칭 변경이 다른 나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촉매제가 되길 바라고 있다.
라흐티 회장은 "스포츠계에서 완전한 평등에 도달하려면 여전히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국내 다른 리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리그들이 우리의 선례를 따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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