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중앙은행 총재 "코로나19로 성장률 하락…정도는 예측 못 해"

입력 2020-02-28 19:40  

英 중앙은행 총재 "코로나19로 성장률 하락…정도는 예측 못 해"
"공급망·관광업 등에 영향…경제활동 감소시키는 요인"
브렉시트 이후 영국경제 재편 전망…"기후변화 대응 과정에 큰 기회"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영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는 3월 퇴임을 앞둔 카니 총재는 28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경제 영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카니 총재는 "우리 대기업들, 전 세계 기업들로부터 볼 수 있는 것은 공급망이 점점 빠듯해진다는 점"이라며 "이는 경제활동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광객도 줄어들고 있다. 이미 영국 거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 역시 경제 성장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어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영국에 연쇄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아직은 유럽이나 영국 경제지표들에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세계 경제 성장이 영국보다 둔화하면 개방경제에서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니 총재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한 금융위기 촉발을 막기 위해서는 영국 은행들이 건전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영란은행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은 (코로나19가) 영국에 미치는 영향, 중요도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에 매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니 총재는 브렉시트(Brexit)가 영국 경제에 손상을 가할지를 묻자 "말하기에 너무 이르다. 영국 경제는 재편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수년간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를 짓눌렀고, 이는 생산성 약화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카니 총재는 다음 달 퇴임하면 유엔 기후행동 및 재정 특사를 맡게 된다. 영국 총리를 대신해서도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할 예정이다.
그는 순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경제 성장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순 탄소배출 제로를 향해 나아가는 여러 조치는 경제에 있어 대규모 투자와 관련이 있다. 이는 비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큰 기회가 있을 것이며, 더 많은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카니 총재는 규칙에 입각한 글로벌 질서가 점점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는 무역이나 금융, 보안 등 여러 분야에서 크게 유사한 규칙을 갖고 있는 다자화된 시스템에서 점점 파편화된 시스템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무역에서 이를 봐 왔다"면서 "금융에서는 덜하지만, 여전히 그러한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에 반대하고 각종 무역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여겨진다고 스카이 뉴스는 분석했다.
카니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임 기간 브렉시트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여러 차례 드러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카니 총재는 "내 경험상 당신이 큰 책임을 지게 된다면, 그런 것들에 맞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그것이 언제나 유쾌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옳지 않다는 것 역시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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