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ㆍ사스ㆍ메르스보단 덜 심각"…트럼프 타격 주려고 공포 부추긴다며 언론탓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학교 휴교 및 대중교통 중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불안감 달래기에 나서는 한편으로 언론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문제 삼고 있다며 언론 탓을 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이날 미국 보수 진영의 연례행사인 '보수정치 행동 회의'(CPAC)에 참석, 코로나19의 위협에 대해 그 의미 축소를 시도하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학교 휴교 및 대중교통 중단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여러분은 일부 학교가 휴교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인가? 아마도"라며 "여러분은 대중교통에 대한 영향을 볼지도 모르는가? 정말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멀베이니 대행이 코로나19가 학교 폐쇄와 대중교통 변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그러나 "여러분이 그것(코로나19)에 대해 왜 못 들어봤는가. 언론이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보고 사기극을 보도하느라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이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보도에 사로잡힌 나머지,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주장인 셈이다.
멀베이니 대행은 또한 언론들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고도 비판했다고 더 힐은 전했다.
그는 "그것(코로나19)이 진짜인가? 그것은 명백히 진짜"라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며칠 전 말한 것을 보았는가. 독감이 진짜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만 일 년에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5천명에서 6만9천명에 달한다며 코로나19가 그렇게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식의 주장을 한 바 있다.
멀베이니 대행은 특히 행정부가 잘 준비돼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에볼라 바이러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과거 질병보다 치사율이 낮은 점을 들어 덜 심각하다는 주장도 폈다고 더 힐은 보도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또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식시장 폭락 등과 관련, 행정부의 우려 완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24시간 동안 TV를 끄라고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멀베이니 대행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더 힐은 전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에서 격리된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치료한 미 보건당국 의료진이 제대로 된 보호장구도 착용하지 않은 채 검사 등을 마치고 일반 대중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접수됐다고 전날 미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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