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구·경북과 무관한 한국민 자가격리로 전환 시작(종합)

입력 2020-03-01 17:55   수정 2020-03-01 19:19

베트남, 대구·경북과 무관한 한국민 자가격리로 전환 시작(종합)
한국대사관·한인 단체, 베트남 당국 적극 설득·생필품 지원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증한 대구·경북과 관계없이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 공항으로 입국했다가 졸지에 강제로 격리됐던 한국민들에 대해 당국이 자가격리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1일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하노이 공항으로 입국했다가 공항 안에 격리됐던 한국민 73명 가운데 60명이 자가격리 결정을 받아 하노이 시내 숙소로 이동했다.
또 9명은 귀국했고, 하노이 시내에 숙소를 확보하지 못한 4명은 군부대와 병원 등 시설에 격리됐다. 이어 지난달 29일 베트남 국적 여객기를 타고 하노이 공항에 도착한 한국민 28명 가운데 27명이 자가격리로 분류돼 공항을 떠났고, 나머지 1명은 귀국했다.
하노이 시내에 거주지가 있거나 숙소를 확보하고 발열 등의 증상이 없으면 14일간 자가격리하고 격리 기간에 여권을 압수한다는 새로운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에 격리된 한국민 가운데 임산부와 일반 환자 등도 일반 의료시설로 옮겼다.
이는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가 지난달 29일 베트남 출입국관리소 부소장을 직접 만나 한국민에 대한 조속한 입국 절차 진행과 자가격리 조처를 강력하게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사는 또 2일 베트남 외교부, 보건부, 공안부, 하노이시 고위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시설에 격리된 한국민 가운데 대구·경북과 무관한 경우 신속히 자가격리로 전환해달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1일 낮 12시 현재 베트남 전역의 시설에 격리된 한국민은 모두 209명으로 집계됐다.
또 1일 이후 하노이 공항 착륙 불허로 하노이에서 차량으로 3시간 거리에 있는 꽝닌성 번돈공항으로 입국하는 한국민은 공항 근처 숙소에 14일간 격리된다.
자가격리 전환과 관련해, 한국대사관은 자가격리 대상자 및 동거인이 현지 공안과 보건소 직원이 방문했을 때 거주지에 없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박 대사는 또 현지 학교 개학을 앞두고 아직 베트남에 입국하지 못한 우리나라 유학생들과 기업 출장자 등의 원활한 입국을 위해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베트남 외교부, 한국 주재 베트남대사관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 대사는 "베트남이 제13차 공산당 전당대회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비롯한 굵직한 국제행사를 앞둔 데다가 의료시설이 열악해 코로나19 유입 차단에 총력전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트남 당국이 지난 26일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아니면 한국에 머물며 당국의 조처에 잘 따라 달라"고 권고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 대사는 이와 함께 "베트남 당국이 중국과 달리 한국에 대해 전면적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은 것은 우호적인 양국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과 코이카(KOICA), 코트라(KOTRA) 등 공공기관은 물론 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 한인회 등 한인 단체들은 시설에 격리된 한국민 지원을 위해 힘을 뭉쳤다.
시설격리 공동지원팀을 구성해 지난달 28일부터 각 격리시설을 돌며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생필품을 전달했다.
한국대사관은 또 자가격리 결정을 받은 한국민에게 숙소까지 이동하는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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