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추진 개헌 반대 구호도 외쳐…전국 주요 도시서도 집회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피살 5주기를 추모하는 집회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여러 도시에서 열렸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시내에서는 경찰 추산 1만명 이상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넴초프 추모 거리행진이 벌어졌다.
정치적 집회 정보를 수집하는 비정부기구 '하얀 계산기'는 거리행진 참가자가 2만2천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등이 조직한 이날 시위에는 넴초프의 딸인 잔나 넴초바도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정치적 암살을 당한 넴초프를 추모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제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개헌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야권은 오는 2024년 4기 임기가 끝나는 푸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정치 권력을 연장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푸틴의 영구집권에 반대한다', '권력 찬탈에 반대한다', '헌법을 수호하자'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며, '우리가 권력이다', '영원한 푸틴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국의 허가를 받은 이날 모스크바 시위는 경찰과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모스크바 외에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 극동 도시 블라디보스토크 등 전국의 주요 도시들에서도 넴초프 추모 집회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초대 대통령인 보리스 옐친 집권 시절 제1부총리를 지내고 푸틴 정권에서 야권의 반정부 운동을 이끈 넴초프는 2015년 2월 27일 크렘린궁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모스크바강 다리 위에서 의문의 총격으로 숨졌다.
러시아 법원은 2017년 7월 넴초프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 남부 체첸 자치공화국 출신 피고인 5명에 대해 각각 징역 11∼20년을 선고했다.
유족과 측근들은 친(親)크렘린계 인사로 푸틴 대통령에 충성하는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가 살해를 지시한 배후라고 주장했으나 그에 대해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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